MB "좋은 농산물이면 비싸도 사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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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찾아 모내기… 막걸리 간담회
농협회장엔 "잘하고 있다" 격려
농협회장엔 "잘하고 있다" 격려
이명박 대통령이 20일 경기도 안성의 한 농촌마을에서 농민들과 함께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두 시간가량 모내기를 했다.
현직 대통령이 직접 모내기 행사에 참석한 것은 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방문은 이 대통령이 지난해 직접 아이디어를 낸 농기계 임대사업(농협이 비싼 농기계를 구입해 농민에게 임대)의 현장 점검을 겸한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티셔츠와 면바지에 점퍼 차림으로 안성시 고삼면 대갈리에 버스를 타고 도착한 이 대통령은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으로부터 간단히 농기계 임대사업 현황 보고를 받은 뒤 장화를 신고 모자를 쓴 채 곧바로 모내기를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직접 이앙기를 운전했으며,손으로 모를 심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농기계는 농민이 가질 필요가 없다. 1년에 몇 번 쓰나. 수출을 해야지"라며 "농협이 정책을 잘 수립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또 최 회장에게 "역대 농협 회장이 감옥 가고 그랬는데 이번엔 제대로 해봐.나는 믿고 있다"며 신뢰를 보냈다. 지난해 12월 "농협이 정치를 하니까 안 된다"고 강력 질타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 대통령은 작업 도중 막걸리와 농민들이 직접 만들어 온 묵과 두부를 먹었으며 농민들에게 먹여주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막걸리를 먹었더니 힘이 난다"고 말했다. 현장 농로에 마련된 텐트에서 농민들과 점심을 함께하며 농가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 대통령은 유기농 판매 시장 개척이 어렵다고 한 농민이 지적하자 "10년 안에(1인당 소득이) 3만달러가 넘어 우리가 잘 살게 되면 건강식이 더 잘 팔리는 시기가 온다"며 "소득이 오르면 한우값이 비싸도 사먹는다. 나부터도 비료와 농약 뿌린 건 안 먹을 것 같다. 유기농 먹는 시대가 온다"고 격려했다. 또 "중국에선 잘사는 사람은 수입산을 먹어 우리 농산물도 수출이 된다"며 "중국 인구 10%인 1억3000만명이 우리보다 부자가 되면 우리 농업에 길이 얼마든지 열린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연초에 비가 안 와서 걱정했다"며 "출근할 때 날씨가 좋다고 하면 비가 안 와서 농촌이 힘드는데 뭐가 좋으냐고 화를 냈다"고 말하기도 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