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대기업 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창업 후 5년 이상 생존하는 기업은 전체 창업 기업의 20%에 불과하고,지난 10년 동안 혁신적인 성장을 이뤄 대기업 대열에 진입한 기업은 다섯 손가락을 채우기 어렵다.

벤처기업 CEO이자 《브레이크스루 컴퍼니》의 저자인 키스 맥팔랜드는 수많은 경영전략서들이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의 입맛에 맞게 구성된 성공 방식을 반복하는 것에 염증을 느꼈다. 그가 CEO로서 현장에서 활용하기에는 눈높이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우연한 기회에 피터 드러커를 만나 늘 마음 속에 가지고 있던 질문을 던졌다. "갓 창업한 기업들이 어떻게 해야 더 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성장 과정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책은 왜 없습니까?" 그러자 드러커는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왜냐하면 자네가 아직 그런 책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네."

이 운명적인 대화가 젊은 CEO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그는 '왜 대다수 기업이 성장하지 못하고 작은 기업에 머물러 있는가?' '창업 이후 비약적인 성장을 거둔 기업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이러한 성장을 위해 리더는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세 가지 질문을 토대로 중소기업을 위한 실질적인 지침을 찾아내기 위해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의 저자 짐 콜린스의 도움을 받아 5년 동안 연구에 매진했다.

저자는 창업 단계나 소규모 기업의 수준에서 벗어나 괄목할 성과를 내며 일정 규모 이상의 수준으로 성장한 기업을 브레이크스루 컴퍼니(브레이크스루 기업)로 정의했다. 많은 기업이 창업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발전하지 못하고 도태하지만 브레이크스루 기업은 빠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한 수준 이상의 도약을 이룬다. 작지만 강한 '강소기업'의 또 다른 이름이 브레이크스루 기업인 것이다.

저자가 찾아낸 브레이크스루 기업은 예상과는 전혀 다른 회사들이었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브레이크스루 기업 중 절반 이상이 <포천>지가 선정하는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꼽혔다는 것이다. 브레이크스루 기업은 매일 아침 출근이 기다려지는 회사,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기보다 오히려 축하하며 원인을 다시 점검할 수 있게 하는 조직문화,왕 같은 대장이 아니라 코칭이 몸에 밴 리더 등 모든 중소기업이 원하고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수천 명의 임직원들을 만나고,수천 건의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면서 그와 그의 연구팀이 찾아낸 브레이크스루 기업의 6가지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

리더 한 사람의 영광보다 회사의 발전을 추구한다,언제든 적극적인 베팅을 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회사 고유의 성격이 있다,초기에 확보한 경쟁우위를 계속 지켜내고 있다,성공체험에 갇혀 고집을 부리는 것이 아닌 외부 협력자를 제대로 활용했다,언제든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한 점이 그것이다.

'성장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은 이 책은 거친 위기의 시대를 지나는 이 땅의 중소기업들에 한 번의 성과에 만족하고 마는 타성을 떨치고 단기적 성과와 그 후의 성장에 대해 고민하는 현명한 기업,강한 기업으로 거듭날 것을 강조한다.



류한호 삼성경제연구소 경영전략실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