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 춤사위, 재즈와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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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l, 해바라기' 앙코르 무대
북어가 춤을 춘다. 양손에 바싹 말린 북어를 손에 들고 상모를 쓴 12명의 무용수들이 종종걸음으로 경쾌하고 익살스런 동작을 보여준다. 다듬이질을 하자 북어 대가리가 휙 날아가기도 한다. 이내 무용수들이 관객석으로 뛰어내려와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북어를 갖고 놀더니 퍼덕이듯 하늘 높이 던진다. 뿐만 아니다. '탁,탁'소리를 내며 남성 무용수들이 박력 넘치는 '아박무(궁중정재)'를 현대적인 느낌으로 되살려내는가 하면 살풀이와 씻김,부채춤에서는 섬세하고 우아하게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더해지는 재즈선율은 춤사위와 절묘하게 어우러져 귀에 착착 감긴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 중인 국립무용단의 'Soul,해바라기'다. 독일 재즈 그룹 살타첼로의 전통 재즈 위에 한국적 선율과 춤사위를 접목해 만든 작품으로 2006년,2007년 공연 당시 객석점유율 90%를 기록했다. 관객이 뽑은 국립무용단의 다시 보고싶은 작품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무대는 쉴새없이 넘실댄다. 2막의 경우 1막에 등장한 산 자의 후신인 혼령들이 등장해 익살스런 춤을 선보인다. 아들을 먼저 하늘로 보낸 어머니의 슬픔과 한이라는 대단히 한국적인 정서에 상상력과 현대성,해학을 가미해 시종일관 무겁거나 지루해지는 위험을 피했다.
객석까지 길게 돌출된 무대가 관객에겐 생동감을 더하고,인위적인 장치 없이 조명과 구조물만으로 꾸민 무대가 몽환적이다. 무용수들의 몸이 하나의 예술품처럼 느껴지는 효과를 얻어냈고,꽃비가 내리는 군무와 마지막 승천 장면은 압권이다. '올슉업'으로 한국뮤지컬대상 음악감독상을 받은 변희석씨가 음악감독을 맡아 새롭게 편곡했고 내년에는 독일 루드빅스부르크에서 투어공연도 한다. 23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2만~7만원.(02)2280-4115~6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