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시중에 돈이 너무 풀렸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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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유동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설비투자와 고용창출 등 생산적인 부문으로 돈이 흐르지 않고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자산시장 쪽에서만 돈이 기웃거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엄밀히 말해 시중유동성은 자산가격 반등을 이끌어낸 '원인'이 아닙니다. 부동산이나 주식 가격을 끌어올리는 데 시중유동성이 들어갔다면 그 양(量)은 줄어야 합니다. 하지만 최근의 자산가격 상승과 함께 시중유동성도 덩달아 늘었습니다. 저금리를 견디지 못해 예금을 깨거나 저금리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주식이나 부동산을 매입해 자산가격이 올랐고,한편으로는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현금을 더 많이 확보해두는 사람들도 늘어나다보니 단기 유동자금도 늘었습니다. 자산가격 상승과 시중유동성 증가는 경제위기에 대처하는 저금리 정책의 서로 다른 두 개의 결과물입니다.
따라서 시중유동성을 어찌해서 주식과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생각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우는 것입니다. 문제의 본질은 '현재의 금리 수준이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만큼 충분히 낮지만 실물경제 활동을 자극하고 기업활동에서 수익을 낼 정도로 충분히 낮은 것은 아니다'라는 점입니다. 금리가 매우 낮다고는 하지만 은행에서 돈을 빌려 설비투자를 하거나 마케팅을 하기에는 위험부담이 여전히 큰 상황입니다. 자산시장 주변에 돈이 맴돌고 있는 것은 실물경제의 침체 때문이지 시중유동성이 많아서가 아닙니다.
정부가 금리를 낮추면서 지급보증을 크게 늘렸고,중소기업 대출만기를 다 연장해줬고,그 덕분에 고용이 유지됐고,대량해고 시 예상되는 주식 · 부동산 매도 사태가 차단돼 가격이 반등할 수 있었다는 점도 생각해야 합니다. 저금리의 고리가 끊긴다면 사슬로 이어진 경제시스템이 무너지고,부동산과 주식 가격이 하락하겠지만 실물경제 역시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적어도 지금은 우리나라의 주가와 부동산 값이 그나마 버티고 있는 것을 반길 일이지 경계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현승윤 금융팀장 nhyunsy@hankyung.com
엄밀히 말해 시중유동성은 자산가격 반등을 이끌어낸 '원인'이 아닙니다. 부동산이나 주식 가격을 끌어올리는 데 시중유동성이 들어갔다면 그 양(量)은 줄어야 합니다. 하지만 최근의 자산가격 상승과 함께 시중유동성도 덩달아 늘었습니다. 저금리를 견디지 못해 예금을 깨거나 저금리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주식이나 부동산을 매입해 자산가격이 올랐고,한편으로는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현금을 더 많이 확보해두는 사람들도 늘어나다보니 단기 유동자금도 늘었습니다. 자산가격 상승과 시중유동성 증가는 경제위기에 대처하는 저금리 정책의 서로 다른 두 개의 결과물입니다.
따라서 시중유동성을 어찌해서 주식과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생각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우는 것입니다. 문제의 본질은 '현재의 금리 수준이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만큼 충분히 낮지만 실물경제 활동을 자극하고 기업활동에서 수익을 낼 정도로 충분히 낮은 것은 아니다'라는 점입니다. 금리가 매우 낮다고는 하지만 은행에서 돈을 빌려 설비투자를 하거나 마케팅을 하기에는 위험부담이 여전히 큰 상황입니다. 자산시장 주변에 돈이 맴돌고 있는 것은 실물경제의 침체 때문이지 시중유동성이 많아서가 아닙니다.
정부가 금리를 낮추면서 지급보증을 크게 늘렸고,중소기업 대출만기를 다 연장해줬고,그 덕분에 고용이 유지됐고,대량해고 시 예상되는 주식 · 부동산 매도 사태가 차단돼 가격이 반등할 수 있었다는 점도 생각해야 합니다. 저금리의 고리가 끊긴다면 사슬로 이어진 경제시스템이 무너지고,부동산과 주식 가격이 하락하겠지만 실물경제 역시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적어도 지금은 우리나라의 주가와 부동산 값이 그나마 버티고 있는 것을 반길 일이지 경계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현승윤 금융팀장 n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