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이 결국 계파 대결로 막을 내렸다. 친이가 막판 결집하면서 안상수 의원이 당초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던 황우여 의원을 압도적 표차로 물리친 것이다.

이처럼 계파대결 양상이 표출됨에 따라 당내 화합은 더 멀어졌다. 강성이란 평을 듣는 안 의원이 원내 사령탑에 오르면서 야당과의 6월 입법전쟁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계파 대결

안 의원의 승리는 모래알 소리를 들었던 친이계의 막판 결집이 이뤄낸 결과였다. 1차 투표에서부터 표심은 확연히 갈렸다. 의원총회에 참석한 한나라당 의원 159명 중 안 의원이 73표, 황우여 의원이 47표, 정의화 의원이 39표를 각각 얻었다. 당초 '2강(안상수 · 황우여)-1약(정의화)'으로 분류됐던 것을 감안하면 안 의원의 독주와 정 의원의 약진이 뚜렷했다. 이는 2차 결선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안 의원은 95표를 얻어 62표에 그친 황 의원을 압도적으로 눌렀다. 정확히 당내 친이 친박의 의원분포 수대로 나온 것이다.

당직자들은 "친이계 내에서 이탈표가 거의 없었다"고 분석했다. 황 의원은 친박 '최경환 카드'로 표몰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황 의원이 러닝메이트로 친박계 핵심 인사를 영입, '중립 · 친박' 연합군을 형성하자 위기감을 느낀 친이 주류 측이 '이심(李心 ·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을 내세워 표심을 움직이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친이계의 핵심관계자는 "황우여 조로 몰리는 상황을 우려한 친이계 의원들의 표 결집이 선거 막판에 이뤄졌다"고 말했다.

물론 각종 쟁점법안이 걸려 있는 6월 '입법전쟁'을 앞두고 강경파로 새 진용이 짜여진 민주당에 밀릴 수 없다는 중립 성향 의원들의 의중도 일부 반영된 결과다.

◆향후 과제는

경선을 통해 또다시 드러난 친이 · 친박의 해묵은 갈등 해소는 당면 과제다. 이번 선거가 친이 · 친박의 확실한 계파전 양상을 띠면서 친이 · 친박 사이의 간극은 더욱 벌어졌다. 선거 막판에는 '친박포용'을 통한 당내 화합을 주장하던 친이계 온건파까지 안 의원에게 몰리면서 친이 · 친박의 화합을 논할 여지는 급격히 줄어들게 됐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강경파로 분류되는 이강래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에 이어 한나라당까지 강성인 안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서 여야간의 협상 여지는 더욱 좁아졌다.

특히 6월 임시국회에는 미디어법,비정규직법,교원평가제 등 협상의 여지가 적은 민감한 현안이 산적해 직권상정을 통해 일괄 처리하려는 한나라당과 이를 결사 저지하려는 민주당의 물리적 충돌까지 우려된다.

구동회/이준혁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