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답답하기 짝이없는 일이다. 쌍용차 노조가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정리해고에 반대하면서 2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突入)했다. 지금 파업을 벌이면 회사의 회생 가능성이 더욱 희박해질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 점을 뻔히 알면서도 이렇게 공장을 멈춰 세우는 극단적 선택을 한 노조의 행태를 우리로서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

법원이 쌍용차 실사보고서를 통해 청산보다 존속가치가 높다고 했지만 거기엔 분명한 단서조항이 달려있었다. 인력 구조조정계획이 제대로 진행되고, 신차 개발자금 등 신규자금의 원활한 조달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모이는 법원의 제1차 관계인 집회를 하루 앞두고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것은 회사의 회생이 아닌 청산을 촉구하는 자해행위나 다름없다는 생각이다. 특히 이 판국에 회사 출입을 완전 봉쇄한 채 옥쇄파업까지 벌이겠다는 것이고 보면 더욱 그렇다.

쌍용차 노조는 과거 상하이자동차의 구조조정계획을 파업으로 막아냈던 기억을 떠올릴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 때와 상황이 판이하게 다르다는 점을 먼저 자각해야 한다. 현 상황은 노사가 힘을 합쳐도 회생이 쉽지 않을 만큼 회사 자체가 위기국면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노조는 구조조정도 못받아들이겠다고 하고, 정부의 자동차산업 활성화 조치에 따른 신차 수요에 맞춰 야간근무를 재개하자는 회사측의 제안도 거부한다고 하니 도대체 뭘 어쩌자는 것인가.

어떻게 하는 것이 회사도 살고, 노조도 사는 길인지 냉정히 판단해 보면 그 답은 자명하다. 노조는 지금이라도 당장 총파업을 철회(撤回)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