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정오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조문객들로 가득 메워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이 자발적으로 마련한 임시 천막 아래 분향소에는 추모객들이 10명씩 분향과 헌화를 하고 있다. 분향소 내에는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의 노 전 대통령 사진이 걸려 있다.

분향소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단체 관계자는 "어제 이후 3만명 가량의 조문객이 찾아온 것으로 파악된다"며 "대기 시간은 2시간 가량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조문객들의 줄은 대한문 앞 광장을 가득 메워 광화문 쪽 덕수궁 담 끝까지 갔다가 다시 대한문으로 꺾여져, 줄의 후미는 시청역 3번 출구 안 계단으로 들어가 있었다.

이날 오전 조문객들의 줄은 덕수궁 담을 지나 조선일보 사옥 앞까지 이어졌으나 경찰 측이 덕수궁 담을 기점으로 막아서면서 추모 행렬은 'U턴'한 모양새가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주최 측은 "조선일보 앞에 조문객을 둘 수 없다며 경찰에 특별지시가 내려간 모양"이라며 "조문객들은 앞으로 수십만이 넘을 것이고 조선일보 앞에서 꺾여진 행렬을 보며 조선일보에 대한 분노를 더욱 경험하고 학습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찰 버스는 분향소 주위를 둘러싸고 있으나, 2명 가량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틈을 열어 놓았다. 이 틈을 통해 행인과 조문객들이 지나 다니고 있다.

조문객들은 대부분 고개를 숙인 채 침통한 표정으로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으며, 휴일을 맞아 자녀들을 함께 데리고 나온 가족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일부 조문객들은 분향을 하면서 눈물을 보였으며, 분향소를 둘러싼 경찰에게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한 조문객은 "몇천억씩 먹은 사람은 잘도 사는데"라며 비통해 했다.

분향소 주최 측은 이날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를 통해 "물품 지원해 주실 분들은 그냥 현장으로 보내 주시고, 특히 국화 꽃과 초, 종이컵, 생수가 많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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