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은 국가경쟁력을 좀먹는 주범이자 경제 의욕을 저하시키는 심각한 범죄행위입니다. 특히 자원이 부족해 아이디어 하나로 먹고 살아야 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아이디어 창출을 고갈시키는 치명타가 될 수 있습니다. "

27~29일 서울 코엑스(COEX) 1층 태평양홀에서 '위조상품 비교전시회'를 여는 허용석 관세청장(53)은 "위조상품으로 인한 피해 규모는 현재 우리나라 연간 수입액의 6%인 250억달러(약 32조원)에 이를 정도로 매우 심각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허 청장은 "과거 우리나라도 지재권 침해국으로 유명했지만 상표권 내용을 세관에 미리 신고하면 위조상품 수입시 즉시 적발해내는 IPIMS(지식재산권 통합정보관리 시스템) 등을 통한 철저한 단속활동에 힘입어 지난달 30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20년 만에 지재권 감시대상국에서 제외,오명을 씻었다"며 "이제는 오히려 위조상품 피해국으로 분류되고 있는 만큼 물샐틈없는 단속활동을 펴 나가겠다"고 역설했다. 그는 특히 현대모비스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이 짝퉁으로 인해 골머리를 썩고 있다며 현대자동차의 '싼타페' 같은 경우는 중국산 위조상품 때문에 수없이 제소하다 결국 아예 로열티를 받고 기술을 이전했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짝퉁과 관련한 재미있는 볼거리도 풍성하다. 얼마 전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중국산 가짜 달걀을 비롯해 담배 주류 한약재 핸드백 전자제품 등 위조상품 및 진품 2만여점을 비교 전시한다. 참여 회사는 현대모비스 롯데칠성 루이비통 구찌 버버리 샤넬 등 국내외 62개 브랜드다. 또 실제로 밀수에 쓰인 대리석,권투 샌드백 등 기상천외한 은닉도구들도 공개한다.

허 청장은 "짝퉁은 예전에는 주로 공산품들이었으나 이제는 생명과 건강에 치명적인 먹을거리 의약품 등으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여서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고 전했다. 최근 파나마에서는 중국산 가짜 감기약을 먹고 100여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의 경우 2007년 금액 기준 적발 밀수품의 1% 정도를 차지했다.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