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이 불법 자금 문제로 구속되거나 수사를 받는 일은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다. 정치자금의 모금이 비교적 관대해 돈의 유혹에 빠지지 않아도 되는 구조다. 대신 인터넷 공개 등을 통해 투명성을 제고한다.

정치자금 조달 방법에 가장 관대한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은 후보자 개인의 경우 선거비용을 제한하지 않는다. 후보자 개인의 인기와 지명도에 따라 기금 조성 파티, 인터넷 모금 등을 통해 얼마든지 정치자금을 충당할 수 있다. 그래서 미국의 선거 판세는 정치후원금 모금 현황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 정치적 민감성을 고려해 기부를 금지하고 있는 기업과 노동조합의 기부도 정치활동위원회를 통해 허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미성년자의 기부행위도 허용됐다.

국고보조금에 있어서도 미국은 정치자금의 공공기금 제도를 도입해 출마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공공기금은 국민들에게 기금납부 의사를 물어본 후 동의하면 3달러를 환수하고 대통령 선거 운동 기금으로 활용하는 제도다. 납부한 3달러에 대해서는 면세혜택이 돌아간다.

영국도 후원금의 기부한도액이 정해져 있지 않다. 다만 모금액의 일정 한도(5000파운드)가 넘으면 선거관리위원회에 주기적으로 정식 보고해야 한다. 정치자금 모금 이벤트에서는 경매와 복권의 판매도 이뤄진다.

일본의 경우는 선거비용 간접지원을 강화해 후보자로 하여금 '검은 돈'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일본은 교통비,인쇄 · 우편 등의 출판비,라디오 · TV 등 선거 홍보비,세금혜택 등을 국가에서 지원하고 있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