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기습적으로 핵 실험에 나서면서 25일 국내 증시가 크게 출렁거리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대부분의 경우 단기 충격에 그쳤지만 최근 증시가 과도하게 급등한 터라,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엇갈리는 모습이다.

윤지호 한화증권 수석연구위원은 25일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해 환율 추이를 보면서 리스크 관리를 해야한다고 밝혔다.

윤 위원은 "과거에 사례를 보면 핵 실험 이후에 바로 회복된 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회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러나 "지금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여야간 정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있고 경기상황이 그리 좋진 않기 때문에 반등 신호가 나오겠지만 상향 기대는 약화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 이 급등하면 문제가 되는데 아직 그렇진 않다"며 "환율 추이를 보면서 리스크 관리를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1993년 북한이 핵확산방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한 이후 10차례에 걸친 북한 관련 사건 이후 주가 흐름은 사건 발생 당일에는 2%이상 하락하 는 등 출렁였으나 1주일간 5% 이상 하락한 경우는 두 차례에 불과했다. 사건 발생 한 달 후에는 10% 이상 하락한 사례가 1번에 불과한 반면 7 번은 오히려 올랐다.

사건 발생후 주가가 크게 하락한 때는 2002년 6월 29일 백령도 인근 남북 해군 충돌 강시와 2002년 12월 13일 북학이 핵 연료봉을 개봉했을 때다.

백령도 인근 남북 해군 충돌시에는 당일에 0.47% 올랐고 일주일후에는 7.00% 상승했다. 그러나 한달후에는 4.59%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는 북 한의 핵 연료봉 개봉 일에는 1.01% 하락했고 일주일후와 한달후에는 5.11%와 17.26% 급락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4월 5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당시에는 주가가 올랐다. 사건후 첫 거래일인 6일 코스피 지수는 1.10% 올랐고 일주일 후 에 8.55%, 한달후에는 11.84% 상승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북한의 핵실험이 아니더라고 주가가 많이 올라 부담을 느꼈기 때문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북한의 핵실험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았었는데 좀 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북한의 핵실험이 사실을 경우 증시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하지만 조정 기간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강 팀장은 "지난 번 핵실험 당시에는 코스피 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2.5% 가량 빠졌는데, 이번 경우에는 중국 증시의 약세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따른 투자심리 약화로 인해 3~4% 가량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번 핵실험이 하루 혹은 이틀 이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이벤트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