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의 임금 수준이 정규직의 90%를 넘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비정규직 10명 중 4명은 자발적으로 지금의 일자리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5일 '비정규직 현황과 정책방향' 보고서에서 노동부의 조사 결과를 인용,"비정규직의 시간당 정액급여는 동일 사업장 내 성별 연령 학력 경력 근속연수 등이 같은 정규직의 평균 91%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비정규직 임금이 정규직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일각의 주장은 근로시간 학력 경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정규직 전체와 비정규직 전체 임금을 단순 비교한 데서 생긴 오류라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또 '비정규직은 정규직 일자리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선택한다'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비정규직의 40.2%는 자발적으로 일자리를 택했으며,대기업의 경우는 비정규직의 74.1%가 자발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전경련 관계자는 "기업들이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이유는 임금이 싸서가 아니라 노동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며 "정규직은 선이고 비정규직은 악이라는 이분법적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비정규직을 고용한 후 2년이 지나면 정규직 전환이나 해고,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현행 법규로 인해 계속 일하고 싶어 하는 비정규직들까지 해고되는 결과가 초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정규직 보호는 불합리한 차별 금지에 초점을 맞추고 기간 제한 조항은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비정규직의 69.4%가 종사하는 30인 미만 영세 사업장은 사실상 정규직 전환 여력이 없다고 봐야 한다"며 "고용기한을 4년으로 연장하거나 법 적용을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것은 문제 해결을 몇 년 뒤로 늦추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