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강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북측이 장거리 로켓 발사에 이어 핵실험과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을 통해 강경 입장을 내보이자 입주 기업들은 자칫 '공단 폐쇄'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김학권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은 25일 "2차 핵실험 파장이 향후 남북 양측 개성공단 협상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며 "북한 핵실험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사안에 대한 투자기업들의 입장을 조만간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협회의 공식 입장과 달리 입주 기업들은 대부분 2차 핵실험이 남북 양측의 개성공단 협상을 지연시킬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러 돌출 변수로 사태가 갈수록 악화하면서 맥이 풀릴 대로 풀린 모습이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이 앞으로 국제사회의 핫이슈로 부상하면서 입주 업체들의 생사가 걸린 개성공단 협상이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에 대해서도 걱정하는 분위기다.

입주 기업의 한 사장은 "북측의 '개성공단 계약 무효' 선포가 근로자 임금 인상 등 현실적 이익을 위한 '엄포' 성격에 불과하다는 낙관적 기대가 있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진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제 개성공단 문제는 유씨 억류 사태에다 핵문제까지 가세함으로써 양측 협상이 더욱 복잡해지게 생겼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기업 대표는 "북측에서 '나가도 무방하다'고 했을 때 이미 개성공단은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제는 현 상황을 버틸 수 있는 기업과 없는 기업들을 가려내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북한의 일방적인 계약 무효 선언에 이어 핵실험 강행으로 조업 차질,주문량 감소 등 104개 입주 기업들의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한 입주 섬유기업 사장은 "지난해 통행 차단에 이어 '개성공단 계약 무효' 선포 등으로 주문량이 꾸준히 줄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이어 "현재 생산량이 평소에 비해 30% 정도 줄었는데,핵실험으로 바이어들의 주문이 더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