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설의 H! CEO] 경영자는 해결사 "어려운 일은 내게 맡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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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급 이상을 통칭하는 경영자 혹은 경영진은 사내에서 '높은' 자리다. 높은 만큼 하는 일도,책임도 많다. 경쟁을 뚫고 올라간 사람들이라 개인 역량도 우수하다. 그러나 존경받는 경영자와 그렇지 못한 사람은 분명히 있다. 그 차이가 뭘까. 직원들은 성과로만 평가하지 않는다. 대신 경영자들이 어떤 일을 좋아하고 또 즐겨 하느냐를 자세히 보는 경향이 있다.
직원들의 눈으로 볼 때,일을 대하는 방식에 있어 경영자들은 크게 둘로 나뉜다. 하나는 아랫사람들이 일을 다하게 하고 자신은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리거나 각종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영자다. 이 경우 경영자 자신은 중요한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 반면 직원들은 경영자가 하는 일을 '쉬운 일'로 여긴다. "사장,회장이 뭐 하는 일이 있다고 내 연봉의 10배,20배를 받아가느냐"는 식의 플래카드가 대기업 노조 농성장에서 자주 보이는 이유다.
두 번째 타입은 쉬운 일은 직원들에게 맡기고 자신은 주로 '3D',즉 어렵고 더럽고 위험한 일만 처리하는 경우다. 고소하겠다는 민원인,손봐주겠다는 공무원들을 직접 만나 읍소하며 해결하는 스타일이다. "해결 안 되는 것은 전부 갖고 오라"고 자주 외치는 사람들이다.
물론 경영자라면 중요한 일도,어려운 일도 결국 자신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직원들이 보기에는 큰 차이다. 중요한 결정만 하겠다는 경영자들은 자칫 '귀족스럽다'는 지적을 받기 쉽다. 손에 피나 기름때를 묻히기보다는 명품 볼펜을 들고 사인하는 것을 사장의 역할로 여기기 때문이다.
요즘같이 시장 환경이 최악인 상황에서는 "열심히 알아서들 하라"고 말만 하는 사장보다는 소매를 걷어붙이고 같이 뛰어드는 경영자를 직원들은 원한다. 직원들은 어려운 때일수록 경영자를 자주 본다. 그러나 직원들이 보는 것은 경영자의 입술이 아니라 발이다. 말이 아니라 행동을 믿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실행의 리더로 꼽히는 카를로스 곤 닛산 회장은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도 50%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어떻게 실행하느냐가 나머지 50%를 결정한다"는 설명이다. 회사의 실행력은 힘들고 더럽고 어려운 일일수록 자신이 직접 결정하고 해결하겠다는 경영자들이 앞장 설 때 높아지는 것이다. 놀라운 것은 경영자가 "어려운 일은 내게 맡겨라"고 외칠수록 직원들도 가만 있지 않더라는 사실이다. 선배에게 어려운 일을 시킬 수 없다는 자신의 판단이 실행의 모티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경영의 인간적인 면이 바로 이런 것이다.
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
직원들의 눈으로 볼 때,일을 대하는 방식에 있어 경영자들은 크게 둘로 나뉜다. 하나는 아랫사람들이 일을 다하게 하고 자신은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리거나 각종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영자다. 이 경우 경영자 자신은 중요한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 반면 직원들은 경영자가 하는 일을 '쉬운 일'로 여긴다. "사장,회장이 뭐 하는 일이 있다고 내 연봉의 10배,20배를 받아가느냐"는 식의 플래카드가 대기업 노조 농성장에서 자주 보이는 이유다.
두 번째 타입은 쉬운 일은 직원들에게 맡기고 자신은 주로 '3D',즉 어렵고 더럽고 위험한 일만 처리하는 경우다. 고소하겠다는 민원인,손봐주겠다는 공무원들을 직접 만나 읍소하며 해결하는 스타일이다. "해결 안 되는 것은 전부 갖고 오라"고 자주 외치는 사람들이다.
물론 경영자라면 중요한 일도,어려운 일도 결국 자신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직원들이 보기에는 큰 차이다. 중요한 결정만 하겠다는 경영자들은 자칫 '귀족스럽다'는 지적을 받기 쉽다. 손에 피나 기름때를 묻히기보다는 명품 볼펜을 들고 사인하는 것을 사장의 역할로 여기기 때문이다.
요즘같이 시장 환경이 최악인 상황에서는 "열심히 알아서들 하라"고 말만 하는 사장보다는 소매를 걷어붙이고 같이 뛰어드는 경영자를 직원들은 원한다. 직원들은 어려운 때일수록 경영자를 자주 본다. 그러나 직원들이 보는 것은 경영자의 입술이 아니라 발이다. 말이 아니라 행동을 믿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실행의 리더로 꼽히는 카를로스 곤 닛산 회장은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도 50%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어떻게 실행하느냐가 나머지 50%를 결정한다"는 설명이다. 회사의 실행력은 힘들고 더럽고 어려운 일일수록 자신이 직접 결정하고 해결하겠다는 경영자들이 앞장 설 때 높아지는 것이다. 놀라운 것은 경영자가 "어려운 일은 내게 맡겨라"고 외칠수록 직원들도 가만 있지 않더라는 사실이다. 선배에게 어려운 일을 시킬 수 없다는 자신의 판단이 실행의 모티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경영의 인간적인 면이 바로 이런 것이다.
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