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은 내년까지 STX중공업과 STX에너지 STX유럽(옛 아커야즈) STX다롄(중국 생산기지) 등 비상장 계열사의 일부 지분을 매각한 후 나머지 지분을 상장해 총 2조5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그룹 차원의 선제적 유동성 확보와 M&A(인수 · 합병)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자금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STX는 우선 올 3분기까지 중공업 에너지 지분을 각각 30~40% 매각해 3000억~4000억원가량의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

올해 말까지 STX유럽 STX다롄 지분도 각각 30~40% 처분해 5000억~6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비상장 계열사 지분 매각으로만 1조원의 자금 확보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중공업은 조선해양이 지분 100%를 갖고 있으며 에너지 유럽 다롄은 지주사인 ㈜STX를 포함해 그룹 관계사들이 대부분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STX는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비상장 계열사 지분 매각을 타진하고 있다. 앞서 STX는 작년 11월 STX유럽의 자회사인 STX프랑스 지분 33.34%를 약 4000억원에 매각했었다.

STX는 내년 상반기 중공업을 시작으로 하반기까지 에너지 유럽 다롄 등의 잔여지분을 상장해 1조5000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중공업과 에너지는 국내에서 상장하고 유럽 다롄은 각각 런던과 홍콩 등 해외 상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공업과 에너지가 모두 실적이 좋아 상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STX는 내년까지 총 2조5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STX가 비상장 계열사의 일부 지분을 매각하고 나머지 지분의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지분을 분산시키고 자금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