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오는 9월 서울 서초구 우면동과 강남구 세곡동에서 보금자리주택 사전 예약을 받는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고 겨우 택지를 조성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개발 가능한 강남권의 빈 땅이 많지 않아 서민이 강남에서 신규 분양을 통해 내집마련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두 지구의 입지 장 · 단점과 입주 전략을 알아봤다.

◆우면과 세곡의 승자는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된 4곳 중에 우면과 세곡이 돋보이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둘 중에는 어느 곳이 더 좋을까? 현재 주변 여건을 살펴보면 우면이 좀 더 우세해 보인다. 세곡지구의 경우 수서차량기지와 야산 등에 가로막혀 가장 가까운 주거지인 수서역 인근에서 차로 5~10분 정도 더 들어가야 해 도심과 분리된 모습이다.

반면 우면지구는 우면동의 기존 아파트단지 및 연립주택들과 사실상 붙어 있다. KT연구센터,LG연구센터,한국교총회관 등 기존 업무시설도 걸어서 출퇴근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다. 인근의 생활하천 역시 우면지구는 타워팰리스,개포 주공 등 강남권 주요 단지로 이어지는 양재천에 접해 있는 데 반해 세곡지구 인근의 탄천은 아직 정비가 덜 된 모습이다.

하지만 미래 개발 호재를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세곡지구와 인접한 탄천 너머로는 위례(송파)신도시가 조성될 예정이며 문정동 법조타운,복합쇼핑몰 '가든파이브'도 가깝다. 수서동과 함께 '임대아파트벨트'로 묶이기 보다는 위례신도시와 함께 대규모 신규 아파트 단지로 묶일 가능성이 높다. 우면지구는 양재천 건너 과천 주암동에 재개발 호재가 있지만 세곡지구의 개발 호재보다는 무게가 떨어진다.

◆'수서' 이상이냐 이하냐

우면 · 세곡 보금자리주택단지는 모처럼 강남권에 대규모로 조성되는 주택단지지만 그 가치는 기존 강남권 주거단지 수준에 못 미칠 거라는 의견이 많다. 입주하는 전체 가구의 70% 이상이 중소형 아파트나 사실상 영구임대 아파트인 20년 장기전세,30년 이상 장기임대 아파트로 채워지기 때문이다. 곽창석 나비에셋 사장은 "주택 평형 구성이나 임대아파트 비율로 봤을 때 부자들이 들어가 살기는 힘들 듯하다. 그러면 학군이나 주변 인프라도 기존 강남권보다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다른 의견도 있다. 분양 전환이 가능한 임대아파트가 많은 데다 보금자리주택단지가 입주하는 인근에 개발 호재가 있어 주변이 전체적으로 업그레이드되면서 재평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임대아파트가 많은 건 판교나 은평뉴타운 등 공공택지지구에서는 어디서나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지구 내에 중대형 민간아파트도 공급되고,임대아파트도 분양 전환이 가능하거나 1인 가구를 위한 기숙사형이 많을 것으로 보여 깨끗한 주거단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청약통장 없으면 손놔야 하나

우면 · 세곡지구에 입주하고 싶더라도 청약통장이 없는 사람들은 손놓고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안은 있다. 보금자리주택으로 지정된 지구에서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우면2지구와 세곡1지구의 개발이 2011년 입주를 목표로 한창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두 지구의 면적은 우면2지구가 50만4900㎡,세곡1지구가 26만3814㎡로 보금자리주택단지보다는 적으며 우면2지구는 전체 3137채 중 2524채,세곡1지구는 2121채 중 1683채가 시프트나 국민임대아파트로 구성됐다.

일반임대아파트는 없고 철거민을 대상으로 우면2지구에서는 613채,세곡1지구에서는 438채가 특별분양됐는데 내년 동,호수 추첨이 끝나면 이 분양권이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보금자리주택을 분양받는 것보다는 비싸겠지만 시세가 정확히 형성되지 않은 거래 초기에 분양권을 잡는 것도 방법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