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26일 북한의 핵 실험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며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이 커, 현금 보유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날 정오 무렵 북한 핵 실험 소식 발표되면서 주식과 외환시장은 보도 직후 급격한 혼란을 나타냈으나 이후 빠르게 회복됐다. 코스피 지수는 낙폭을 거의 만회하고 약보합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고, 원·달러 환율도 안정되며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가들도 별다른 동요없이 2000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했다.

북한의 국제 사회에 대한 핵 실험 경고 후 전격적 단행이라는 점에서 현 국면은 2006년 10월 1차 핵실험 국면과 유사한 모습이다. 당시에도 주식시장은 일시적 충격 이후 빠른 회복세를 나타냈다. 2006년 10월 북한 핵 실험 국면에서도 외국인은 순매수를 기록했다.

김학균 한국증권 연구원은 "2006년 하반기의 외국인의 매매 스탠스는 완연한 매도 우위였지만 북한 핵 실험 보도가 나온 직후 외국인은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했다"며 "이는 대북 관련 리스크 부각으로 인한 주가 조정은 매수의 기회였다는 학습 효과가 작용한 결과로 풀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사태의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 시점에서 북한 핵 실험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며 "다만 북한 핵문제가 없더라도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주가수준) 부담이 높아졌고 이머징 아시아 전반에서 외국인의 주식 매수 강도가 약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가 탄력적으로 상승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전날 코스닥 시장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는 점 역시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이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며 "현금 보유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