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북한의 2차 핵실험을 계기로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구상(PSI)를 전면 참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외교통상부 문태영 대변인은 26일 오전 "북한 2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발사 등 일련의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PSI 전면가입을 결정하게 됐다"며 "5월 26일자로 PSI원칙을 승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변인은 그러나 "남북한 간에 합의된 남북해운합의서는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정부의 PSI 전면 참여 결정을 미국 측에도 통보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이어 2차 핵실험과 던거리 미사일을 발사한데 대한 응징으로 PSI 참여를 결정했다.

PSI는 지난 2003년 미국 주도로 만들어진 협약이다. 핵·생화학 무기 등 대량으로 인명을 해할 수 있는 무기 완제품은 물론 그 부품을 운반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을 자신의 영해에서 검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PSI 옵저버로만 참가해왔다. PSI에 전면 참여하면 우리 영해에 들어온 북한 선박을 얼마든지 정선·수색·압수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북한의 의심 선박이 연료나 생필품 공급을 위해 PSI 가입국 영해에 들어오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해를 통해 물자를 운반하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북한 선박을 직접 검문·검색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점에서다.

북한은 앞서 한국 정부가 PSI에 전면 참여할 경우 이를 북한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고 강조해온 만큼 이 문제에 대해 북한은 강한 대응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2차 핵실험으로 시작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게 확대돼 국내 증시는 물론 환율시장에서 큰 파장을 줄 전망이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오전 10시 20분 현재 전날보다 20.93p 급락한 1379.97를 기록하고 있으며 코스닥지수도 4.29p 하락한 537.79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14.3원이 급등한 1263.3원을 기록하고 있다.

박세환·장성호 기자 gre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