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과 다방, 맥주와 담배가 세상을 풍미하던 시절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미술관 전시실에서 다시 펼쳐졌다. 단골 아지트였던 학림다방의 추억을 공유한 문인들이 아르코미술관의 어제를 돌아보는 전시에 퍼포먼스를 통해 참여한 것이다.

아르코미술관에서는 5월 21일부터 ‘대학로 100번지’전이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아르코미술관이 서울대 문리대 터인 대학로 100번지에 자리 잡은지 30년째 되는 해를 기념한 것으로, 다양한 연배로 구성된 30명의 작가를 통해 미술관의 지난 흔적과 오늘의 모습을 설치와 회화, 사운드, 퍼포먼스 등 여러 화법으로 구연해내고 있다.

작가들은 그들 각자만의 시선을 통해 재해석한 30년이란 시간과, 청년문화의 발원지였던 대학로와 아르코미술관이라는 공간에서의 경험과 기억을 때론 은유적이고, 때론 직설적인 방식으로 다채롭게 재편해낸다.

전시를 기획한 아르코미술관의 김형미큐레이터는 아르코미술관이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 자리잡은 지 올해로 30년이 되었다며. 이를 기념해 30명의 작가들을 통해 대학로와 미술관에 대한 기억과 경험을 공유하고자 했고, 이는 수집, 혹은 조립이라는 방법으로 전시에 구현되었다고 설명했다.

전통적 미술의 범주에 들지 않는 넓은 스팩트럼을 보여주는 이번 전시는 관람객의 참여를 통해 비로소 완성되며, 작가들의 마스터클래스, 전시 도슨트의 설명, 그리고 학생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돼있다. 관람객 국지은(22/대학생)씨는 전시장 디스플레이에 대해 언급하며 신선한 전시였다는 관람소감을 전했다.

예술인의 만남의 장소이자 문화생산 주체인 미술관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기회가 될 이번 전시는 7월 5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