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화면의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이용하기가 훨씬 더 수월해진다. 네이버 다음 등 포털업체들이 PC에서 이용하는 인터넷 서비스를 휴대폰으로 쉽게 쓸 수 있는 모바일 전용 웹사이트를 내놓고 있어서다.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은 물론 이동통신사 콘텐츠업체 등이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잡기 위한 서비스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손 안의 인터넷을 잡아라

다음이 올해 초 모바일 전용 페이지(m.daum.net)를 개설한 데 이어 네이버도 다음 달 1일 모바일 전용 웹사이트(m.naver.com)를 공개하기로 했다. 작년 말 휴대폰 전용 서비스 '미니 싸이월드'를 개설한 SK커뮤니케이션즈도 모바일 전용 네이트 페이지를 준비 중이다. G마켓 등 온라인 쇼핑몰들도 모바일 서비스 채비를 갖추고 있다.

모바일 전용 웹사이트는 기존 PC 기반의 웹사이트와는 메뉴 구성이 많이 다르다. 플래시로 만든 광고가 없어지고 메뉴 구성도 검색,뉴스,메일 등 수요가 많은 일부 서비스만을 제공한다. LG텔레콤의 '오즈' 같은 풀브라우징 방식으로 PC에서 보는 것과 똑같은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지만 로딩 속도(웹사이트가 화면에 뜨는 속도)가 늦고 휴대폰의 해상도가 낮아 글씨를 읽기가 쉽지 않은 단점 때문이다.

풀브라우징 방식으로 네이버에 접속할 경우 휴대폰 화면에 네이버 사이트가 뜨는 데 15초 넘게 걸린다. 휴대폰 화면 크기가 3인치 안팎이어서 인터넷 사이트 전부를 보려면 좌우 및 상하로 버튼을 수차례 조작해야 하는 것도 불편하다. 그러나 모바일 전용 사이트는 로딩 시간이 3초 안팎으로 줄어들고 PC처럼 한눈에 좌우 화면을 볼 수 있어 이용하기가 편리하다.

지난 1월 모바일 서비스를 선보인 다음은 뉴스 검색 한메일 지도 증권 만화속세상 등 7개 서비스를 유 · 무선으로 연동해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는 검색 메일 캘린더 포토앨범 주소록 등의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동통신사들도 모바일 인터넷 시장 잡기에 적극적이다. LG텔레콤은 다음과 손잡고 '내 주위엔?'이라는 서비스를 최근 선보였다. 지도를 바탕으로 주변 맛집이나 편의시설을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영화/극장'을 클릭하면 가장 가까운 극장에서 가장 빨리 볼 수 있는 영화 정보를 휴대폰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SK텔레콤 KTF 등도 위치 기반 생활편의 정보를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미국 월트디즈니와 손잡고 휴대폰으로 디즈니 영화를 볼 수 있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휴대폰에 최적화된 서비스 부족

그동안 휴대폰에서 이용하는 무선 인터넷은 네이트,매직엔,이지아이 등 이동통신사들이 주도하는 폐쇄형(WAP 방식) 서비스 중심이었다. 사이트에 접속하는 방법까지도 이통사들이 주도하다 보니 네이버 다음 같은 포털들이 설 자리가 없었다. 그러다 PC처럼 휴대폰으로 웹사이트에 바로 접속할 수 있는 오즈 같은 모바일 인터넷 방식이 나오면서 포털은 물론 콘텐츠업체들의 모바일 인터넷시장 진출이 훨씬 수월해졌다.

고한서 LG텔레콤 무선콘텐츠팀장은 "지금은 PC 기반의 웹서비스가 휴대폰으로 그대로 옮겨오고 있는 초기 단계"라며 "위치 기반 등 휴대폰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생활편의 서비스 중심으로 모바일 인터넷 시장이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