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전 총리가 28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 2009' 기조연설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 "(한국사회의)굉장히 큰 손실"이며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는 것인데 그런 측면에서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노 전 대통령 서거로 충격에 빠진 한국사회가 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가를 묻자 "유감스럽고 안타깝다"면서도 "내 생각엔 아시아인들이 감정적이며 남들로부터 비난을 받으면 큰 타격을 받는다"고 답했다.

이어 "아시아에서는 서구와 문화적 차이로 인해 정부 관리가 자신의 탓이 아닌 데도 불구하고 책임을 지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가 있다"며 "정치하는 입장에서 비난을 받을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북한의 2차 핵실험 강행에 대해서도 '상호주의'에 입각한 자신의 신념을 나타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핵무기는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고 운을 뗀 후 "'우리는 갖고 있지만 너희는 안된다'는 식은 설득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이스라엘의 예를 들며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식인데 북한의 핵실험이 정당하냐의 여부를 떠나서 맞지 않는 논리"라고 주장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오는 6월 1일로 예정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관해서는 "(회의에서) 아세안 국가들이 전세계 비핵화를 주창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핵무기는 지나치게 파괴적"이라며 "'모기를 잡기 위해 내 팔을 망치로 내려치는 격'"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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