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싱 총리, 역사서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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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아빈드 파나가리야 <컬럼비아대 교수ㆍ경제학>
만모한 싱 인도 총리가 이달 끝난 총선에서 첫번째 임기를 채운 뒤 연임에 성공했다. 총선 결과만을 보면 싱 총리의 경제개혁이 국민들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보이지만 그의 앞길은 순탄치 않다. 따라서 이와 유사한 사례로 손꼽히는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전 총리의 경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번째 임기 중 싱 총리가 추진했던 정책의 대부분은 연립정부 파트너였던 공산당에 발목을 잡혔다. 바지파이 총리가 재집권한 이후 연정 파트너였던 남부 지역 정당의 자야람 자야랄리타 당수는 정책추진 시 사사건건 훼방을 놨다. 이번 총선에서 싱 총리의 국민회의당이 주도하는 통일진보연합(UPA)이 압승했던 것처럼 바지파이 총리도 1999년의 선거에서 국민들의 강력한 지지를 획득했다. 총선 결과 이후 5년의 임기를 보장받은 바지파이 총리는 자야랄리타 당수의 훼방에도 강도 높은 경제개혁을 계속 추진해 나갔다. 인도 경제가 최근 몇 년간 8%대의 고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상당 부분 당시 취한 개혁 덕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국민회의당의 대표인 소냐 간디와 그의 아들 라훌 간디도 싱 총리의 개혁정책에 제동을 걸 수 있다. 소냐 간디는 그동안 농민들의 고용을 보장해주는 등 빈곤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책을 지지해왔다. 라훌 간디 역시 1년 전 정부가 발표한 수십억달러 규모의 농민 부채 탕감 정책을 적극 지지했다.
소냐 간디나 라훌 간디의 농민 중심 정책은 고강도 경제개혁 없이는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인도 독립 이후 30년 동안 정부는 사회주의 정책을 폈지만 빈곤층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반면 1980년대 정부가 추진한 경제자유화 정책으로 빈곤층은 눈에 띄게 줄었다.
농업개혁은 필수다. 정부는 토지 임대와 매매가 보다 쉽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농지 이용 계약을 보다 활성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농민이 어디서나 농산물을 생산해 자유롭게 팔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유통망을 확보하기 위해 도로를 확충하는 것도 필요하다.
도시지역의 개혁도 중요하다. 제조업과 서비스 부문의 성장을 통한 인도의 경제 발전이 필요하다.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은 인도 전체 인구의 50~60%에 달하지만 인도 전체 생산의 6분의 1밖에 안될 정도로 인도 경제는 도시 지역 의존도가 높다.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로도 농업은 연 4% 이상 성장할 수 없다. 때문에 제조업과 서비스 분야에서 충분한 월급을 주는 좋은 일자리를 창출해 농촌 노동력을 흡수해야 한다.
싱 정부가 진정으로 인도에서 빈곤을 퇴치하고 싶다면 농업 부문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 정부는 비즈니스 환경을 대규모 노동집약 제조업 유치에 유리하게 만들어야 하며 숙련된 노동자를 충분히 보유해야 한다. 이를 위해 주요 노동법을 개정해야 하며 고등교육 시스템의 전반적인 개혁도 필요하다. 싱 총리는 이런 방안이 옳은 길이라고 소냐 간디와 라훌 간디를 설득해야만 빈곤을 없앨 수 있다.
◇ 이 글은 아빈드 파나가리야 컬럼비아대학 경제학 교수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싱 총리의 역사적 교훈'이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가 이달 끝난 총선에서 첫번째 임기를 채운 뒤 연임에 성공했다. 총선 결과만을 보면 싱 총리의 경제개혁이 국민들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보이지만 그의 앞길은 순탄치 않다. 따라서 이와 유사한 사례로 손꼽히는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전 총리의 경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번째 임기 중 싱 총리가 추진했던 정책의 대부분은 연립정부 파트너였던 공산당에 발목을 잡혔다. 바지파이 총리가 재집권한 이후 연정 파트너였던 남부 지역 정당의 자야람 자야랄리타 당수는 정책추진 시 사사건건 훼방을 놨다. 이번 총선에서 싱 총리의 국민회의당이 주도하는 통일진보연합(UPA)이 압승했던 것처럼 바지파이 총리도 1999년의 선거에서 국민들의 강력한 지지를 획득했다. 총선 결과 이후 5년의 임기를 보장받은 바지파이 총리는 자야랄리타 당수의 훼방에도 강도 높은 경제개혁을 계속 추진해 나갔다. 인도 경제가 최근 몇 년간 8%대의 고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상당 부분 당시 취한 개혁 덕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국민회의당의 대표인 소냐 간디와 그의 아들 라훌 간디도 싱 총리의 개혁정책에 제동을 걸 수 있다. 소냐 간디는 그동안 농민들의 고용을 보장해주는 등 빈곤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책을 지지해왔다. 라훌 간디 역시 1년 전 정부가 발표한 수십억달러 규모의 농민 부채 탕감 정책을 적극 지지했다.
소냐 간디나 라훌 간디의 농민 중심 정책은 고강도 경제개혁 없이는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인도 독립 이후 30년 동안 정부는 사회주의 정책을 폈지만 빈곤층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반면 1980년대 정부가 추진한 경제자유화 정책으로 빈곤층은 눈에 띄게 줄었다.
농업개혁은 필수다. 정부는 토지 임대와 매매가 보다 쉽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농지 이용 계약을 보다 활성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농민이 어디서나 농산물을 생산해 자유롭게 팔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유통망을 확보하기 위해 도로를 확충하는 것도 필요하다.
도시지역의 개혁도 중요하다. 제조업과 서비스 부문의 성장을 통한 인도의 경제 발전이 필요하다.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은 인도 전체 인구의 50~60%에 달하지만 인도 전체 생산의 6분의 1밖에 안될 정도로 인도 경제는 도시 지역 의존도가 높다.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로도 농업은 연 4% 이상 성장할 수 없다. 때문에 제조업과 서비스 분야에서 충분한 월급을 주는 좋은 일자리를 창출해 농촌 노동력을 흡수해야 한다.
싱 정부가 진정으로 인도에서 빈곤을 퇴치하고 싶다면 농업 부문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 정부는 비즈니스 환경을 대규모 노동집약 제조업 유치에 유리하게 만들어야 하며 숙련된 노동자를 충분히 보유해야 한다. 이를 위해 주요 노동법을 개정해야 하며 고등교육 시스템의 전반적인 개혁도 필요하다. 싱 총리는 이런 방안이 옳은 길이라고 소냐 간디와 라훌 간디를 설득해야만 빈곤을 없앨 수 있다.
◇ 이 글은 아빈드 파나가리야 컬럼비아대학 경제학 교수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싱 총리의 역사적 교훈'이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