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규모를 올해 안에 20~25%가량 늘리겠습니다. "

리처드 메딩스 스탠다드차타드(SC) 그룹 재무이사는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대출과 무역금융 등 SC제일은행의 중소기업 금융 규모가 6조4000억원 정도인데 앞으로 이를 더욱 증가시킬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메딩스 이사는 피터 샌즈 SC그룹 회장과 함께 지난해 말 영국 정부의 구제금융안을 설계해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영국 정부는 메딩스 이사의 제안에 따라 370억파운드의 공적자금을 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등 3개 은행에 투입했다.

메딩스 이사는 "한국 정부가 금융위기 이후 중소기업 대출을 독려한 것은 빠르고 사려 깊은 조치였다"며 "이러한 정부의 뒷받침이 계속된다면 한국 중소기업들과 지속적으로 비즈니스 관계를 맺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2005년 제일은행을 인수 한 뒤 4조원가량을 한국에 투자했다고 밝힌 그는 "올 하반기에 한국에 지주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며 보험사를 설립하거나 인수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며 "2011년까지 정보기술(IT) 시스템 등을 포함해 1000억원가량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C제일은행은 올 1분기에 2111억원의 수익을 올려 국내 은행 중 가장 높은 실적을 올렸다. 메딩스 이사는 "SC제일은행뿐 아니라 SC그룹 전체가 올 1분기에 좋은 실적을 올렸다"며 "자본의 충실도와 유동성 등 재무건전성이 뒷받침 됐다"고 전했다.

그는 "다른 은행들과 달리 서구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낮고 금융위기 영향을 덜 받은 아시아 시장에 대한 비중이 높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이번 위기가 우리 그룹에는 기회가 되고 있으며 신규 여신을 바탕으로 대출을 늘려 전 세계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