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가 세계 질서의 중심이 된다. "

아시아적 가치의 신봉자로 유명한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말레이시아 총리는 28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아시아 가치'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한국 중국 일본 인도는 유럽의 전성기보다 더 부유해졌고 군사력도 조만간 대등해질 것"이라며 "더 이상 미국 등 서방국가에 끌려다녀서는 안 되고 동아시아 공동체를 만들어 결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디지털시대 지식 남용이 글로벌 경제위기를 키웠다"며 "생산없이 컴퓨터 기술만을 이용해 이익을 남기려는 최신 금융기법 등을 정부가 법으로 다스려야 잦은 재앙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이지 않는 손'은 현재 환경에 적합지 않고 금융규제 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북핵 문제에 관해선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판단 이전에 '나는 되고 너는 안 된다'는 식의 비논리적 설득 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다음 달 열리는 한 ·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역내 비핵화를 선언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1981년부터 2003년까지 22년간 총리를 지내면서 해외 투자 유치와 공기업 민영화,무역장벽 제거 등 굵직한 개혁을 이끌어내며 말레이시아 경제발전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0년 전 외환위기 때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거절하고 반세계화를 주장하며 고정환율제를 채택하는 등 독자 행보에 나서 주목을 받았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