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와 컴퓨터에 능숙한 인턴 경험자를 찾습니다. "

기업들은 올해 채용과정에서 직종별 우대조건을 유난히도 다양하게 내걸고 있다. 구직자들이 넘쳐나다 보니 기업들은 '타기팅(Targeting)' 차원에서 자신이 원하는 인재상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원하는 회사에 들어가려면 미리부터 기업별 우대조건을 꼼꼼히 따져보고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

취업정보업체인 잡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채용공고를 발표한 기업 중 무려 12만1173곳이 우대조건을 제시했다. 채용 공고를 발표한 기업의 41%에 달하는 규모다. 이 중 4년대 대졸 이상 학력자에 대한 채용공고를 낸 기업의 우대 조건을 분석한 결과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은 컴퓨터 활용 능력이었다. 전체 기업 10곳 중 1곳은 컴퓨터 활용 능력 우수자를 우대 항목 상단에 걸어놓고 있다. 영어 가능자도 다양한 직종에서 후한 몸값을 자랑하고 있다.

기업의 우대 조건은 크게 △외국어능력 △활동경험 △자격능력 △근무조건 △취업보호(국가유공자,장애인 등) 등으로 나뉜다. 항목별로 보면 외국어 능력 우대 항목 중에서는 영어가 가장 많다. 영어 가능자를 우대하는 기업이 9312곳으로 외국어 능력 우대 기업 중 10.4%에 이른다. 이와 별도로 영어 능통자(원어민 수준)를 우대하는 기업도 2.8%에 달했다. 이 밖에 일본어와 중국어 가능자가 3.4%,2.4%였으며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베트남어 등의 가능자도 각각 80~100여개 기업이 우대했다.

활동경험 우대 중에서는 해당 직무 인턴 경험자를 우대하는 경우가 많았다. 전체 활동경험 우대 기업 중 6.1%(5503곳)가 이에 해당됐다. 해외연수자,사회봉사활동 경험자,군 전역 간부 등을 우대하는 기업도 각각 1000곳이 넘었다. 이 밖에 공모전 입상자도 다수의 기업이 우대했다.

자격 능력 우대 중에서는 컴퓨터 관련 자격증 소지자에 대한 우대가 압도적이었다. 컴퓨터 활용능력 우수자가 13.4%(1만2065곳)로 가장 많았고 엑셀 고급능력 보유자,프레젠테이션 능력 우수자,CAD프로그램 능숙자 등의 순이었다. 통계분석 리서치 능숙자,플래시 액션스크립트 능숙자,MAC(매킨토시) 능숙자 등도 몸값이 높은 편이었다. 반면 MBA(경영학석사) 출신을 우대하는 곳은 120곳에 불과했다. 대학 학점 우수자(4.5만점 기준 4.0 이상)를 우대하는 기업은 624곳이었다.

근무조건 우대 중에서는 지방 근무 가능자 우대가 가장 많았다. 전체 기업의 10.4% 였다. 해외 근무 가능자를 찾는 기업도 2550곳에 달했다. 이 밖에는 야간근무 가능자 등이었다.

직종별로 보면 경영 · 기획 · HR · 재무 · 사무 분야는 영어 가능자를 가장 많이 찾았다. 다음으로 컴퓨터활용 능력 우수자,영어 능통자(원어민 수준),프레젠테이션 능력 우수자,엑셀 고급 능력 보유자 순이었다. 마케팅 · PR · 무역 · 물류 · 배송 직종에서는 영어 가능자,영어 능통자(원어민 수준),컴퓨터 활용 능력 우수자,프레젠테이션 능력 우수자,일본어 가능자 순이었다

이 밖에도 '영업 · 판매 · CS · 상담 · TM''기술 · 생산 · 제조 · 연구개발 · 품질 · 설계''인터넷 · 프로그래밍 · SE · 시스템운영''전문 · 자격 · 특수직,디자인''신문 · 방송 · 연예 · 광고제작' 등의 분야에서는 지원자의 최종 학력별로 우대하는 사항이 조금씩 달랐지만 역시 영어와 컴퓨터 능력을 높이 샀다.

영업 부문에서는 운전 가능자 우대 기업이 많고 기술개발 분야에서는 해당직무 인턴 경험자의 몸값이 후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