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크고 많은 것을

혼자 가지려고 하면

인생은 무자비한

칠십 년 전쟁입니다.

이 세계가 있는 것은 그 때문이 아닙니다

신은 마음이 가난한 자에게

평화와 행복을 위하여

낮에는 해 뜨고

밤에는 별이 총총한

더 없이 큰

이 우주를 그냥 보라고 내 주었습니다


-김광섭 '인생'전문


뭔가 비비 꼬인 것 같다. 벗어나려 할 수록 깊이 빠져버리는 늪에 들어선 느낌이다. 그 늪에는 너무 크고 많은 걸 혼자 차지하려는 욕심이란 괴물이 살고 있다.

괴물이 또 다른 괴물과 격돌하면서 피비린내나는 전쟁이 벌어진다. 전쟁터로 변한 일상에서 사람들은 별을 헤는 즐거움을 잊어버렸다. "별 하나에 추억과,별 하나에 사랑과,별 하나에 쓸쓸함과,별 하나에 동경과,별 하나에 시와,별 하나에 어머니,어머니"(윤동주)하고 노래부르지 못한다.

치매에 걸린 거나 진배없다. 해뜨는 고마움과 별을 헤는 동심(童心)을 잃어버린 결과다. 치매에 걸린 채 70년,아니 100년을 살아야 한다니 그게 전쟁이 아니고 뭐겠는가.

남궁 덕 문화부장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