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절세를 위해 조세피난처를 찾던 기업들이 저세금 국가로 눈을 돌리고 있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 미국 정부가 최근 조세포탈 단속 강화에 나선 가운데 버뮤다 등 조세피난처에서 아일랜드와 같은 저세금 국가로 회사를 옮기는 다국적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정부의 규제 사정권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조세피난처와 비슷한 수준의 세금 혜택을 누리기 위한 목적에서다.

컨설팅 업체인 액센추어는 최근 버뮤다 소재 법인을 아일랜드로 이전하는 방안을 이사회에서 승인했다.윌리엄 D.그린 엑센추어 최고경영자(CEO)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인 아일랜드는 선진 기업들에 대해 우호적인 법률과 제도적 환경을 갖추고 있다”며 “유럽 비즈니스의 중요성에 높아짐에 따라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액센추어는 향후 3~4개월 안에 주주투표를 거쳐 회사 이전안을 확정키로 했다.

WSJ은 조세피난처 등 미국과 조세협정을 맺지 않은 나라를 중심으로 조세포탈 규제가 한층 강화되면서 기업들이 아일랜드 스위스 등 세금이 낮은 국가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이들 국가는 법인세가 없는 조세피난처와 달리 세금을 부과하지만,해외 자회사에 대해선 세금을 물리지 않아 절세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같은 이유로 타이코 인터내셔널,포스터 휠러,웨더포드 인터내셔널,그랜스오션,코비디언,잉거솔랜드 등 다국적 기업 가운데 최근들어 회사이전을 결정했거나 검토중인 곳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지난 4일 다국적 기업들의 해외 수익에 대한 과세 유예 혜택을 폐지하고,조세피난처 활용 기업을 단속해 향후 10년간 총 2100억달러의 세수를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