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국내 증시는 지난 3,4월에 비해 상승 속도가 크게 떨어졌다. 외국인이 꾸준히 주식을 매수했지만 3월부터 오른데 따른 가격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북한 핵실험, 미국 GM 파산보호 등 안팎으로 불거진 악재로 인해 변동성이 커졌다.

5월 코스피 지수의 상승률은 약 1.66%로, 3월 13.47%, 4월 13.52%에 비해 현저히 둔화됐다. 코스닥 지수는 코스피보다 양호한 5%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역시 3월(16.03%), 4월(18.87%) 상승률에 크게 못미친다.

게다가 코스닥 지수는 5월 말에 접어들면서 코스피에 비해 상대적으로 깊은 조정을 보이며 급등에 따른 가격조정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부분 6월에 증시가 올라도 감속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7월에 시작되는 2분기 실적시즌을 앞두고 실적 전망치가 어느 정도 상향되는지, 실물지표가 경기개선 기대감을 얼마나 만족시킬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SK증권은 "미국의 소비회복이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보이고, 중국이 미국의 대안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6월 국내 증시는 과도했던 기대치를 낮추는 과정이 진행되면서 속도조절을 보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6월 코스피 예상범위로 1250~1450을 제시했다.

최성락 SK증권 연구원은 "모기지 부실로 인한 가계부채와 고용악화 등을 고려하면 미국 소비는 2010년 상반기 말이나 돼야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며 "글로벌 총 수요가 빠르게 개선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중국의 경우 경기부양책 효과로 고정투자는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유동성 팽창 속도가 우려 수준까지 도달해 추가적으로 강력한 정책을 추진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경기와 이익의 반등 흐름이 불확실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라고 밝혔다.

임정석 투자전략팀장은 "금융부문의 개선으로 인해 경기 반전이 나타나고 있지만 실물 부문의 회복을 어느 정도 견인할 수 있을지, 선진국의 소비 회복이 얼마나 탄력적인 흐름을 보일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과거 경기침체 국면에서 기업이익이 회복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는 점을 볼 때, 현재 기업이익 개선은 미미한 수준이어서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6월 유망종목은 주가 부담이 크지 않은 종목으로 선정했다. 호남석유, 현대제철, 삼성엔지니어링, CJ오쇼핑, 현대모비스, LG전자 등이 해당 종목이다.

교보증권도 글로벌 경기침체 완화, 위험자산 선호도 증가, 외국인 순매수로 국내 증시가 완만한 상승을 보일 것이나, 지정학적인 리스크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제지표 발표 등이 지수 하락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스피 예상 범위로 1280~1460을 제시했다.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IT(정보통신)주와 기계, 철강 등 중국관련주, 저금리의 혜택을 받는 증권, 건설 업종을 추천했다.

미래에셋증권도 IT, 에너지, 자동차, 디스플레이, 가전 업종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며 수급이 뒷받침해준다면 상승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