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축구 클럽으로 꼽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FC 바르셀로나가 지난 28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2008~2009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맞닥뜨렸다.

맨유 선수들은 전통의 붉은색이나 그 다음으로 선호하는 파란색이 아닌 흰색 유니폼을 입고 나온 탓인지 맥빠진 경기를 펼쳤다. 반면 전통의 빨갛고 파란 유니폼을 입은 바르셀로나는 펄펄 날았다.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앙숙인 레알 마드리드의 홈 유니폼이 흰색이어서 같은 색상을 입고 나온 맨유전에 더 전의를 불태웠다는 후문이다. 두 팀의 유니폼 색깔이 다른 이유는 뭘까.

축구 야구 등 스포츠 선수들은 다른 색상의 유니폼을 두 가지 이상 갖고 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유 선수들은 홈구장에서는 붉은색 유니폼을,원정경기에서는 주로 파란색을 입는다.

물론 상대팀의 홈경기 유니폼과 색깔이 겹치지 않으면 빨간색 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

실제 맨유는 빨간색 유니폼을 사용하는 아스날과의 원정경기에서는 주로 파란색 유니폼을 입지만 파란색의 첼시를 원정경기에서 상대할 때는 전통의 빨간색 유니폼을 걸친다.

최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맨유가 흰색 유니폼을 착용한 것은 홈 팀 자격을 갖고 있는 바르셀로나 유니폼에 빨간색,파란색이 다 들어 있기 때문이다.

국내 축구도 비슷한 유니폼 규정이 적용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유니폼 규정 제4조에 따르면 홈팀에 유니폼 우선권이 있다.

그렇지만 원정팀의 고유 색상이 홈팀과 명확히 구분될 경우 착용해도 무방하다. 예컨대 노란색 유니폼의 성남 일화는 똑같이 노란색을 입는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를 제외한 대부분 원정경기에서 노란 유니폼을 입는다.

프로야구는 축구와 조금 다르다. 홈경기에서는 전통적으로 흰색 유니폼을,원정경기에는 색깔이 있는 유니폼을 입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초창기 때 세탁이 쉽지 않아 원정팀은 때가 잘 타지 않는 옷을 입은 게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어서다. 물론 예외도 있다. 플로리다 말린스는 홈에서 색깔 있는 유니폼을 입는다. 그렇지만 하의는 반드시 흰색 유니폼을 착용한다. 국내 프로야구(상의만 적용)도 홈 경기에는 흰색,원정 경기에는 색깔 있는 유니폼을 입도록 정하고 있다.

농구도 비슷한 원칙이 적용된다. 프로농구연맹 경기 규칙 제3장 17조에 '홈팀은 밝은 색,방문 팀은 짙은 색의 유니폼을 입는다'고 적혀 있다. 모든 팀이 홈경기에서 흰색 계통의 유니폼을 입는다.

배구는 축구와 똑같은 유니폼 색상 규칙을 따르지만 한 가지는 다르다. 전문수비선수인 리베로의 상의는 같은 팀 선수의 상의 색깔과 70% 이상 달라야 한다.

김주완/김진수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