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 8m,세로 16m의 모래 코트에서 수영복 차림의 팔등신 미녀들이 백구의 축제를 벌인다. 이번 주말 서울 송파구 잠실선착장 인근 잠실한강공원에서 열리는 '세계여자비치발리볼 월드투어 2009 서울오픈'에서다.

서울시와 국제배구연맹(FIVB)이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이 주관하는 이번 대회에서는 30일 16강전부터 4강전까지 벌어지고,31일 우승팀을 가린다. 앞서 지난 27,28일 각각 예선전과 32강전을 치러 16강전 진출팀을 확정했다. 이번 대회는 다음 달 말 노르웨이 스타방가에서 열리는 월드 챔피언십 진출 포인트와 관련이 있어 선수들은 경기마다 최선을 다해 관중에게 비치발리볼의 진수를 선사하고 있다는 평가다.

16강전에는 세계 최강인 브라질(4팀)을 비롯 중국(3팀) 미국 멕시코 독일선수들이 한판 승부를 겨룬다. 오전 10시에 열리는 첫 번째 경기인 '로스-케시'(미국) 조와 '장시-후앙'(중국) 조의 매치가 관심을 끈다. 세계 랭킹 1위인 로스 조와 디펜딩 챔피언 장시 조의 강스파이크가 한강변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예상된다.

또 세계랭킹 2위인 '줄리아나-라리사'(브라질) 조와 같은 브라질 팀인 '레나타-레아오' 조의 8강전도 놓칠 수 없는 경기로 꼽힌다. 장신인 '가르시아-칸델라스'로 이뤄진 멕시코팀은 노련미가 돋보이는 '닐라-잉그리드'(노르웨이) 조와 양보할 수 없는 한판을 벌인다. 다크호스로 꼽히는 중국팀인 '슈에-장' 조와 '왕-주오' 조 간 맞대결도 볼 만한 경기 중 하나다. 이날 오후 9시까지 경기를 치러 4강전 진출팀을 모두 가린다. 31일에는 3,4위전(오후 4시)에 이어 결승전(오후 5시)을 하고 시상식을 갖는다.

2인1조가 팀을 이뤄 펼치는 비치발리볼은 실내배구와는 또 다른 묘미를 제공한다. 정승화 대회조직위원회 국제팀장은 "코트가 모래사장이어서 랠리가 서너 번만 오가도 선수들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히고 박진감이 더해진다"며 "공격이나 수비가 끝날 때마다 팀 동료끼리 서로 격려하는 모습에서 '팀워크'의 중요함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말 온 가족이 한강변 나들이를 겸해 대회장을 찾아도 좋을 것 같다. 모든 경기가 무료인 데다 더위를 피해 야간 시간대에도 경기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또 경기장 주변에 에펠탑 등 대형 모래조각 작품을 전시하고 소형승용차를 비롯 비치볼 배구공 등 다양한 경품을 추첨을 통해 나눠준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event.hankyung.com)를 참조하면 된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