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BizⓝCEO 기획특별판 입니다 >

"도전과 기회는 늘 공존한다는 믿음으로 변호사란 새로운 길을 선택했습니다. 건축학 전공자로서 이론적 토대와 구조적 모순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 건설ㆍ부동산전문변호사로 활동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

법률사무소 집(www.lawzip.co.kr)의 원영섭 대표변호사는 스스로 '박쥐'를 자처하고 있다. 박쥐하면 흔히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지만,원 변호사에게는 분야를 넘나든다는 뜻의 '멀티 플레이어'를 의미한다.

서울대 건축학과를 나온 원 변호사는 모교에서 비(非)법학 전공자로는 유일하게 사법연수원(37기)을 수료하고 변호사의 길을 걷고 있는 '아웃사이더'다. 자신의 커리어를 살려 각종 건설 분쟁 현장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그는 "건설ㆍ부동산 분쟁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피해자에게는 정당한 배상이 이뤄지도록,기업을 대리할 때는 책임 범위에 맞는 적절한 조율과 배상이 이뤄지도록 노력하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원 변호사는 "국내에서 건축학과 법무를 모두 다 알고 일하는 변호사는 드물 것"이라며 "우산과 짚신을 동시에 팔면 비올 때 나 맑을 때 모두 장사를 할 수 있는 것처럼 건축학과 법무를 동시에 안다는 것은 그만큼 고객에게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지금은 건설ㆍ부동산 분야에서 '원조' 변호사로 통하지만 대학시절만 해도 변호사는 그의 인생계획 리스트에 없었다. 대학교 4학년때 늦깎이로 사법고시를 준비한 것은 건축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그만의 전략이었다. 건축학 전공생이 '사시전쟁'에 늦게 뛰어 들다 보니 남들보다 2배 이상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체득된 승부욕과 근성은 어렵고 복잡한 사건도 끈질기게 분석하고 연구해 승소로 이끌어내는 능력의 자양분이 됐다.

매너리즘에 빠져 자칫 '단편'만 볼 수 있는 '주류'보다는 더디지만 묵묵히 한 길을 가며 '전문변호사'란 진정성을 완성해가고 싶다는 원 변호사.그는 앞으로 건설의 정책적인 부분에 기여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건설 분쟁은 판례가 상당히 적습니다. 제가 맡게 될 사건 하나하나의 판례가 정책개선에 일조하는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