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아세안 CEO 서밋] '석유 네트워크'‥자원개발 시장 공동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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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정상-한국 기업인 '투자 확대' 간담회
31일 오후 제주 국제컨벤션센터 402호실.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태국의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와 태국 기업인들이 회의실로 들어서자 김쌍수 한국전력 사장과 임직원들이 일어나 반갑게 맞이했다. 김 사장은 곧이어 태국에서 추진 중인 4000㎿ 규모의 원자력발전사업 추진 계획을 웨차치와 총리에게 설명했다.
이날 웨차치와 총리는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 · 아세안 CEO 서밋' 기조연설을 마친 뒤 9개사의 국내 기업인들을 만나 투자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 시간가량 이어진 릴레이 간담회에서는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민간 항공사 협력을 높이자"는 제안을 했고 심규상 두산중공업 사장은 "도로와 지하철,제2공항 건설공사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한 · 아세안 경제협력 '물꼬'
한 · 아세안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국을 방문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회원국 정상들은 투자 방안을 모색하는 우리 기업인들을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자리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선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아세안 각국의 정상들과 우리 기업인들 간에 실질적 교류의 장을 제공하기 위해 국가별 관심 기업에 맞춰 투자환경과 사업 현안을 논의하는 맞춤형으로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응우옌 떤 중 베트남 총리는 이날 오후 4시45분부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김희용 동양물산 회장,서종욱 대우건설 사장,최종석 하나은행 부행장 등을 만났다. 박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베트남에 진출한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지난 30일 3시간에 걸쳐 베트남 총리를 따로 만나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는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이 1993년 수교 직후 호찌민에 취항하는 등 한-베트남 교류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금호건설이 호찌민에 '금호아시아나플라자'를 짓는 등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도 이종상 한국토지공사 사장,신현규 토마토저축은행 회장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사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 기업들이 입주할 수 있는 15만평 규모의 한국임대공단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공단 건설 사업을 설명했다.
이 같은 각국 정상과 기업인들 간의 만남은 1일에도 계속된다. 나집 툰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김인수 삼성탈레스 사장,박준형 효성 사장,전병일 대우인터내셔널 부사장 등과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공동으로 뛰어드는 한 · 아세안 석유 네트워크도 구축된다. 석유공사는 1일 아세안 지역의 국영석유공사 대표들과 CEO 간담회를 갖고 제3국 석유개발 사업을 공동으로 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기로 했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석유뿐만이 아니라 광물자원 탐색과 투자까지 함께 할 수 있도록 아세안 석유 네트워크를 결성해 해외 자원개발 시장에 공동으로 진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對) 한국 투자 분위기 살아난다
대한상의는 이번 '한 · 아세안 CEO 서밋'을 계기로 아세안 기업들의 한국 투자를 늘리기 위한 투자환경 설명회도 열기로 했다. 제주도는 2일 아세안 기업인들을 상대로 비즈니스 환경을 설명하는 행사를 연다. 서울에서는 △IT(정보기술) △그린 △건설 △플랜트 등 업종별 '프로젝트 설명회'를 갖는다. 이 행사에는 아세안 기업 6곳이 참석해 필리핀의 재생에너지 발전 프로젝트,베트남의 항만개발 프로젝트 등 아세안 국가가 진행하고 있는 62억9000만달러 규모 11개 프로젝트에 대해 국내 기업 200여개를 상대로 설명회를 연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한 · 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계기로 아세안 기업들의 한국 투자 분위기가 살아날 것"이라며 "특히 이번 설명회로 우리 기업들의 해외 수주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이날 아세안 국가 기업인 300명과 국내 기업인 400여명 간의 교류를 위해 만찬과 '한 · 아세안 전통음악 오케스트라 공연'을 개최했다.
서귀포=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