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어디서나 여러 사람이 컴퓨터를 동시에 연결해 실시간으로 같은 화면을 바라보면서 자료를 공유하고 화상 대화를 할 수 있는 '디지털 협업' 시대가 열리고 있다. 사무실 안에 하드디스크가 사라지는 '클라우드 컴퓨팅'도 본격화하고,본체와 모니터를 일체화한 '올인원' 스타일의 PC 제품도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 1위 PC 업체인 휴렛팩커드(HP)는 지난 주말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09 아시아태평양 전략 발표회'를 통해 올해의 PC 트렌드와 진화하는 미래의 컴퓨팅 환경을 소개했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관심을 끈 제품은 HP가 올해 말께 내놓을 온라인 협업 솔루션(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묶음)인 '스카이룸'이었다. 스카이룸은 인터넷에 연결된 데스크톱 PC,웹 카메라,헤드셋 등을 통해 세계 각지에 떨어져 있는 최대 4명의 사람이 실시간으로 화상 회의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기존 화상회의 시스템과 다른 점은 공용 프로그램이 없어도 회의 참가자들이 동시에 같은 이미지를 보고,실시간 대화까지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첨단 압축 기술을 이용해 대용량의 그래픽 화면을 곧바로 전송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데니스 마크 HP 데스크톱 부문 부사장은 "3차원(3D) 영상을 360도 회전하면서 살펴보는 것도 가능해 디자인 작업 등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개개인이 컴퓨터를 갖는 대신 각각의 '신 클라이언트'(프로세서만 있는 형태의 기기)만 설치하고 하드디스크와 각종 프로그램 등은 중앙 서버를 통해 빌려 쓰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도 진화하고 있다. 최근 나오고 있는 관련 제품은 대형 서버가 여러 개로 조각화된 이후 각각이 신 클라이언트와 1 대 1로 접속하는 방식이라 무리 없는 컴퓨팅이 가능하다.

HP 관계자는 "일반 PC 대신 신 클라이언트만 이용하면 발열량이 60% 이상 줄어 쾌적한 사무실을 만드는 데도 효과적"이라며 "클라우드 컴퓨팅은 자료 등을 개인이 저장하는 형태가 아니라 중앙 서버가 모든 것을 통제하기 때문에 보안에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본체 키보드 모니터 등이 하나로 묶인 올인원 스타일의 제품도 늘고 있다. 통신 기능이 PC 속으로 들어가면서 가정 내 일반전화를 대체하는 효과도 나타나고,터치 스크린이 장착된 PC 제품도 늘어날 전망이다.

베이징=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