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증시는 북한 변수 등으로 변동성이 큰 장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공매도 재개에 따라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그동안 외국인의 줄기찬 '바이 코리아'에 따른 수급 호전으로 지수가 크게 올랐던 만큼 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공매도가 1일부터 허용되면 매수 규모 감소로 주가 부양 효과가 반감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공매도 등을 위해 주식을 빌리는 대차거래 규모가 큰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 급변동 사례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다만 증시가 하락 추세로 전환할 가능성은 낮다는 점에서 외국인 공매도로 일시적인 주가 하락이 나타날 경우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힘빠진 증시에 공매도 주의보

북한의 2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꼬리를 문 악재에도 불구하고 5월 한 달간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순매수에 힘입어 석 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단기 상승에 따른 피로감으로 상승률은 2%에 그쳐 10% 이상 급등했던 지난 3~4월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이달 증시도 추가 상승을 이끌 만한 호재가 딱히 없어 방향성 탐색을 위한 숨고르기 과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31일 "당분간 지수는 수급에 의존하며 높은 변동성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호전된 국내외 경기지표들이 나오고 있지만 기대치가 이보다 높아 호재성 재료들의 힘이 둔화되고 있는 데다 미국 금리가 반등하는 등 유동성 공급의 부작용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특히 기관이 '팔자' 우위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공매도가 재개된다는 점이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투자심리가 취약해진 상황이어서 개별 종목에 대한 외국인 공매도가 본격화될 경우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11일 선물 · 옵션 동시만기도 변수

오는 11일의 선물 · 옵션 동시만기도 변수로 꼽힌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처럼 선물가격이 물가격을 밑도는 스프레드 약세가 만기일까지 지속되면 프로그램 매물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김성주 팀장은 "외국인 공매도에 만기일 프로그램 매물까지 겹칠 경우 일시에 쏠림현상이 나타나면서 증시에 조정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 공매도가 재개될 경우 대차 물량이 많고 실적 개선에 비해 주가 상승폭이 큰 종목들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점차 다가오고 있어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진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이라며 "실제 공매도가 일어나지 않더라도 경계심이 커지며 주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지난 3개월간의 상승 과정에서 기관의 매수세가 집중되며 급등한 중대형주를 중심으로 외국인과 기관의 힘겨루기가 일어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투신 등 기관이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집중적으로 매수한 종목 중 일부는 개인들이 추격 매수에 나선 경우도 많아 상대적으로 외국인의 공매도 대상이 되기 쉽다"고 전했다. 단기 급등으로 차익 실현 욕구가 높아진 상황이어서 일시적으로 매물이 늘어나면서 낙폭을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의 상승 추세는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공매도 허용에도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매수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곽현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개선 속도가 해외 경쟁 업체들에 비해 빠르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이유 있는' 매수 행진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