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핵심자산 팔아 '유동성 논란' 돌파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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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과 1일 추가협상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당초 시한인 31일까지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지 못한 것은 '유동성 논란'을 한꺼번에 잠재울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선 좀 더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금호아시아나는 새로운 재무적 투자자를 모집해 대우건설 풋백옵션 문제를 해결하고 핵심 자산을 매각해 유동성논란을 잠재우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산업은행은 금호아시아나의 새로운 방안이 상당히 진전된 것임을 인정하면서도 추가 조치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의견을 보였다. 양측은 1,2일 중 일단 큰 틀 내에서 양해각서(MOU)를 맺되 세부내용은 추가 협의를 거쳐 6월 말까지 확정할 계획이다.
금호아시아나가 이날 산은에 제시한 대우건설 풋백옵션 해결방안은 새로운 FI(재무적 투자자)를 오는 9월까지 끌어들이겠다는 것.금호아시아나는 당초 오는 12월 돌아오는 풋백옵션 만기를 3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해외 사모펀드와 국내 일부 금융회사들이 풋백옵션을 이미 유동화,만기연장이 불가능해졌다. 새로운 FI들에도 기존 FI들에 제공한 연 6~9% 수준의 풋백옵션 수익률을 보장해줄 방침이다.
일부 FI들이 교체되지만 대우건설에 대한 지배권을 유지할 수 있어 금호아시아나에도 유리한 방식이다. 금호아시아나는 이미 대우건설 FI 참여에 관심을 보이는 국내외 펀드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며 조만간 가시적 성과를 낼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아시아나는 2006년 대우건설 인수 당시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18개 FI로부터 3조5299억원을 지원받았다. 대신 올 연말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풋백옵션 행사 가격(3만1500원)을 밑돌면 차액을 보전해 주기로 계약했다. 대우건설 주가가 현재 수준(1만300원,5월29일 종가)을 유지할 경우 금호아시아나가 연말에 부담해야할 풋백옵션 비용은 4조1300억원에 달한다.
금호아시아나는 이와 함께 올 하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1조5000억~2조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 및 대우건설 풋백옵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호생명,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38.74%),일부 유휴자산 외에 핵심 계열사인 대한통운을 추가 매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유동성 논란을 한꺼번에 잠재우기 위한 정면 돌파를 고민하고 있다"며 "만약 9월까지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추가적인 대책을 내놓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한통운 매각만으로 금호아시아나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고 대우건설 풋백옵션 문제를 해결하기엔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금호아시아나는 추가 매각 대상 선정을 위한 협상을 산은과 진행하는 동시에 금호생명과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매각은 최대한 빨리 마무리짓기로 했다. 현재 금호생명에는 SC제일은행과 펀드 한 곳 정도가 관심을 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매각 가격은 5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은 공시지가가 1조원을 웃돌기 때문에 금호는 4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일산대교 등 사회간접자본(SOC) 주식을 매각해 1500억원을 마련하고 한국CES · 대한송유관공사 등 투자유가증권 매각으로 1000억원 등을 마련하겠다는 기존 계획도 서둘러 진행할 방침이다.
또 계열사별 대규모 자금 조달도 추진키로 했다.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석유화학은 각각 2000억원 규모의 ABS(자산유동화증권)와 EB(교환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장창민/이심기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