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던 코스피 지수가 6월 첫 거래일인 1일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같은 지수의 흐름은 밸류에이션(주가수준) 부담, 북한의 핵실험 등 지정학적 리스크, 제너럴모터스(GM)의 파산보호 선청, 비금융주에 대한 공매도 재개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눈치 보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지지부진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양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2007년 초반)를 보더라도 주요 매물벽(1400~1450)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상당량의 에너지 비축과 함께 새로운 모멘텀(2007년에는 중국발 성장 모멘텀)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며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런 모멘텀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지수가 지난해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전 수준까지 상승하면서 리스크 프리미엄 축소에 따른 메리트를 상당부분 반영했고, 원·달러의 하향안정과 재고조정 마무리 국면 진입에 따른 환율효과와 재고효과 역시 영향력이 축소됐다"며 "외국인 매수가 유지되고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 매물벽을 뚫고 추가적인 상승을 나타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위원도 "금융위기 안정이라는 재료를 바탕으로 하는 유동성 장세로 코스피 지수는 1400선까지 반등했지만 시장이 기대했던 것보다 실적과 경기의 회복이 빠르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5월부터 진행된 밸류에이션 부담 덜기 과정이 6월 초반에도 이어질 것" 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5월 이후 기간 조정을 리밸런싱(포트폴래오 재조정)의 기회로 활용하라며 그 일환으로 구조조정의 승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GM의 파산보호 신청을 계기로 각 업종별 구조조정 이후의 주도주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위원은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주가나 기업이익이 구조조정의 정점에서 돌아서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과 구조조정 이후의 산업 개편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전자의 경우 아직까지 구조조정이 완전히 진행됐다고 자신할 수는 없기 때문에 지금 섣불리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산업구조 개편과 관련해서는 관심을 가지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시장은 이미 구조조정 이후의 산업 개편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관점에서 가장 활발하게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산업은 크 게 금융, 자동차, IT업종으로, 해당 업종내에서의 주가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

김 위원은 "자동차 업종의 경우 세계 1위 자동차 업체였던 GM의 몰락이 다른 경쟁자들에게는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흥미로운 것은 GM과 함께 무너질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팽배했던 포드마저 이제는 GM 몰락의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포드마저 수혜를 본다면 다른 자동차 업체들도 그만큼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날 현대차는 3% 가량 급등하며 8개월만에 7만원대를 넘어섰고 기아차도 1% 이상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초점]GM 파산보호…구조조정 승자에 관심














IT도 마찬가지다. 키몬다의 파산 보호 신청 이후 대만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1분기 영업이익률이 -100%에 달하면서 반도체 산업에서 더 이상의 치킨 게임은 중단됐고 휴대폰의 경우 소니에릭슨과 모토롤라의 실적 및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국내 IT업체들이 수혜를 보고 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