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지로 만든 드레스가 등장했다.

한국경제신문은 1일 고품격 패션 · 연예사이트인 '한경닷컴 bnt뉴스' 오픈을 기념해 신진 디자이너 두 명이 신문지로 특별 제작한 드레스 두 벌을 선보였다.

딱딱한 이미지의 신문지가 아름답고 화려한 패션 작품으로 변신한 것.

이들 작품은 단순히 패션 작품으로서가 아니라 환경보호,자원재활용은 물론 신문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의미를 담았다.

신진 디자이너들의 신선한 창의력과 개성을 담아 2주간의 작업을 거쳐 한 벌씩 제작됐다. 이 두 벌을 만드는 데 들어간 신문지만도 40쪽짜리 100부에 달한다.

'신문지'라는 독특한 소재의 드레스를 탄생시킨 주인공은 수영복 브랜드 '비비드 비치'의 디자이너 엄진민씨(25 · 왼쪽)와 김연우씨(24).

엄씨는 명품패션 브랜드 '도나카란'의 디자이너 출신으로 미국 명문 디자인스쿨 파슨스디자인대학을 졸업했고,김씨는 숙명여대 의류학과를 나와 지난해 한국복식학회의 '차세대 크리에이터 콘테스트'에서 크리에이터상을 받는 등 각종 상을 휩쓴 신진 디자이너다.

이들은 "그동안 다양한 소재들로 디자인을 해봤지만 신문지는 얇고 습기에 약해 어느 때보다 어려운 작업이었다"며 "수십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신문지의 특성을 익히느라 수십부를 사용했고,실제 드레스 한 벌당 30부씩 들었다"고 소개했다.

김씨의 작품은 플리츠(주름) 장식으로 귀엽고 발랄한 느낌을 주는 미니 드레스다.

그는 "신문지가 습기에 약하고,얇고 찢어지기도 쉬워 조심스럽게 공을 들여 하나하나 주름을 잡아 의상으로 완성하느라 지문이 닳아 없어졌을 정도"라고 말했다.

또 '경제신문'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깔끔하면서 숫자들이 가득한 증권시세면을 주요 패턴으로 활용했고,한국경제신문의 로고 부분을 코사지(꽃모양) 장식을 만들어 포인트를 살렸다고 설명했다.

엄씨의 작품은 검고 어두운 느낌의 신문 이미지를 180도 바꿀 수 있도록 컬러를 부각시켰다.

인디고 블루가 돋보이는 한국경제신문 로고를 드레스 상의 패턴으로 사용했고,치마 부분은 은은하게 커피 염색을 입혀 볼륨감 있는 스커트로 표현했다.

커피 염색이 오랜 신문의 역사가 묻어나는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와 함께 엄씨와 김씨는 "평소 경제신문은 딱딱한 내용들만 가득할 줄 알았는데 드레스의 적절한 무늬를 찾기 위해 자연스럽게 신문 기사 내용도 보게 됐는데 쉽고 재미있는 정보들이 많았다"며 "이번 작업을 통해 신문에 대한 이미지를 새롭게 조명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글=안상미/사진=정동헌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