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위기 여파로 국내 기업의 성장성 수익성 재무구조 등 경영지표들이 일제히 악화됐다.

한국은행은 1일 상장 · 등록법인 1534개 업체를 대상으로 1분기 기업경영 성과를 살펴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조사대상 기업의 1분기 매출액은 247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6% 감소했다. 분기 매출액이 감소세를 나타낸 것은 신용카드 사태 당시인 2003년 3분기(-6.3%) 이후 처음이다. 원 · 달러 환율이 크게 뛰었지만 세계경제 침체로 국내외 수요가 모두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특히 제조업의 매출액이 3.8% 줄어 2003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수익성도 나빠졌다. 기업들이 실제 올린 이익을 나타내는 매출액 세전순이익률은 올 1분기 2.3%로 지난해 1분기(6.7%)에 비해 4.4%포인트 떨어졌다. 국내 기업이 1000원어치를 판매해 올린 이익이 23원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한은은 환율 상승으로 외화 관련 손실이 커진 여파라고 설명했다.

실제 조사대상 기업의 1분기 외환차손은 11조4500억원,외화부채를 원화로 환산한 손실인 외화환산손실은 8조500억원에 이르렀다.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하는 능력을 뜻하는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제조업의 경우 영업이익 감소와 이자비용 증가로 작년 1분기 787.3%에서 올 1분기 338.7%로 급락했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어서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은 40.6%로 1년 동안 8.3%포인트 증가했다. 이자보상비율이 0%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도 31.0%에 달했다.

기업의 재무구조도 크게 악화됐다. 지난 3월 말 현재 조사대상 기업의 부채비율은 116.2%로 작년 말보다 7.9%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03년 1분기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영업활동 현금수입은 업체당 평균 4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64억원에 비해 18억원 줄어들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