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닷새 만에 다시 1400선을 회복했다. 증권을 중심으로 한 금융주들이 일제히 급등하며 상승장을 이끌었다. 주요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 상향 속도가 둔화되는 등 강력한 주도주가 나오기 힘든 상황에서 유동성 수혜주인 증권과 건설주 등이 조정 시마다 강세를 보이며 지수 하락을 방어해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2분기 실적호전주와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주 등도 단기적으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종목으로 꼽았다.


◆증권주 동반 강세

코스피지수는 1일 1415.10으로 19.21포인트(1.38%) 오르며 지난달 25일(1400.90) 이후 5거래일 만에 1400선 위로 올라섰다. 지난 주말에 전해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소식과 공매도 허용에 따른 우려로 하락 출발했지만 외국인은 이날도 3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예상과 달리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됐지만 개인은 막판에 1397억원의 '팔자' 우위로 돌아서며 여전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동양종금증권이 상한가인 1만4250원으로 치솟는 등 증권주들의 강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삼성(4.30%) 대우(6.33%) 미래에셋(6.39%) 현대증권(10.62%) 등이 줄줄이 급등하면서 증권업종지수도 6.36% 뛰어 주요 업종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한지주와 KB금융 우리금융 등 주요 은행주들도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대적으로 크게 올랐다.

정길원 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증시 부진에도 거래대금이 늘어나 증권주들의 실적 개선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지급결제업무와 공매도 허용 등으로 수익원이 다양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 강세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소장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실적 개선 등 1400선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기 위한 조건들이 갖춰지기 전까지는 유동성의 힘이 증시를 떠받칠 것이란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면서 "추세 상승을 위한 에너지를 축적하는 동안 증권을 비롯한 금융주와 건설주 등이 단기적으로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2분기 실적호전주도 관심


주요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 상향 속도가 둔화되고 있지만 전망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종목들은 변동성이 커진 증시에서 상대적으로 안정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LIG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200지수를 구성하는 주요 종목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달 말 10조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대우증권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805억원에서 1464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한화석화 현대증권 대한항공 삼성SDI 등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지난 3월 이후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증권사 서정광 투자전략팀장은 "원 · 달러 환율 하락으로 수출주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이익 전망치 상향폭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어 주가 하락 시 이익 증가폭이 큰 종목들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제 유가와 비철금속 등 원자재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주목할 요인이다. 실제 이날 증시에서도 지난 주말 아연 가격이 6% 이상 급등했다는 소식에 고려아연과 풍산이 11% 넘게 오르는 등 관련주들이 나란히 강세를 나타냈다.

권양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의 가파른 상승세로 자원 개발 관련주들의 수혜가 예상되고 유가 상승으로 물동량 증가와 운임 상승이 기대되는 해운주들도 단기적으로 탄탄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의 5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등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 시장의 경기 회복이 당분간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끌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