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경기 침체로 실질소득이 줄었는데도 적자 가구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산층을 중심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소득 감소폭보다 지출 감소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은 2일 전국 가구(2인 이상)의 1분기 적자 가구 비율은 29.6%로 작년 동기보다 1.4%포인트 낮아졌다고 밝혔다. 분기별 전년 동기 대비 적자 가구 비율이 감소한 것은 2007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적자 가구란 명목소득보다 가계 지출이 많은 가구를 말한다.

소득 규모를 상(상위 30% 계층) 중(40%) 하(30%)로 나눴을 때 중위 계층의 적자 가구 비율은 22.9%로 전년 동기 대비 2.6%포인트,상위 계층은 13.2%로 0.6%포인트 줄었다. 하지만 하위 계층의 적자 가구 비율은 55.1%로 작년 동기보다 0.3%포인트 감소했을 뿐이다. 하위 계층은 지출을 줄일 여력이 중상위 계층보다 적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게다가 도시근로자가구(2인 이상)로 범위를 좁혔을 때 하위 계층의 1분기 적자 가구 비율은 42.0%에서 42.1%로 0.1%포인트 오히려 늘었다. 중위에서는 21.2%에서 20.7%로 0.5%포인트 감소한 것과 대조되는 대목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장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소비가 극도로 위축됐다는 의미"라면서 "올 하반기부터 희망근로사업과 근로장려금을 통해 저소득층에 대한 소득 보전을 하면 소득 감소를 줄이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