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이후 다양한 컨설팅 업체들이 기업 경영 발전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경영자들은 직접 컨설팅 서비스를 받는 것 외에도 전략 마케팅 IT(정보기술) 회계 인사 등의 분야에서 컨설팅 업체들이 제안한 다양한 기법이나 모델을 도입해 성과를 높이는 데 주력해왔다.

포트폴리오 기법,브랜드 관리,리엔지니어링,균형성과표,역량 모델 등은 컨설팅 업체들이 기업 전반에 확산시킨 대표적인 내용들이다. 컨설팅 회사의 수가 늘고 규모도 커지면서 이들은 기업 경영에서 학계와 구분되는 자신들만의 독특한 위치를 구축했다.

'핵심에 이르는 혁신'도 컨설턴트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컨설턴트들의 주장은 선명하다. 그동안 혁신은 구호에 지나지 않았고,대부분 경영자들은 혁신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혁신을 획기적인 기술이나 멋진 제품디자인 혹은 개인적인 창의성으로 치부해왔다. 그러나 혁신 성공 사례로 불리는 P&G 월풀 노키아 애플의 경우는 달랐다. 이들은 혁신을 통해 조직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었다. 혁신을 전사적이고 항시적인 역량으로 인식했고,명확한 기법과 모델을 개발해 경영관행에 반영시켰다.

오늘날 품질관리나 고객 서비스,공급사슬관리 등을 순전히 개인적인 능력에 좌우되는 우연적이고 우발적인 활동이라고 치부하는 경영자는 아무도 없다. 마찬가지로 혁신도 일부 부서의 전문화된 기능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내재적이고 보편적인 역량,다시 말해 실질적인 제도화를 거쳐 조직의 DNA에 깊이 각인된 역량이 돼야 한다.

저자들은 혁신을 전사적인 역량으로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내용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중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혁신 파이프라인에 투입할 더 많은 아이디어를 구하는 방법이다.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기 위해서는 조직 내부와 고객,공급업체,파트너들을 통틀어서 모든 잠재적인 창의성을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이다.

미국의 선도적 가전 소매업체인 베스트바이는 고객중심 사이클,P&G는 이노베이션넷,쉘은 게임체인저 같은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조직 내 · 외부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끌어들이고 있다.

또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구체적으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혁신을 위한 별도의 예산 배정과 인력 투입이 이뤄져야 한다. 아무리 좋은 혁신 기회를 찾아도 자금과 인재가 기존 사업에 묶여 있다면 혁신에 대한 실질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

저자들의 주장에 의하면 앞으로 리더의 가장 큰 과제는 내재화된 동력을 가진 일상적인 혁신역량을 구축하는 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