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를 이륙해 승객과 승무원 228명을 태우고 파리로 향하던 에어버스 'A330' 기종의 에어프랑스(AF) 447 여객기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대서양상에서 증발한 지 이틀 만에 잔해 추정 물체가 발견됐다.

브라질 공군은 2일 "북동부 해안에서 650㎞ 정도 떨어진 바다에서 기름띠와 금속파편 구명조끼 의자 등을 발견했다"며 "실종된 여객기의 잔해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공군은 또 "발견된 물체들이 실종 여객기 잔해가 맞을 경우 기름띠의 흐름으로 봐 운항에 문제가 생겨 회항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추락 원인을 두고는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우선 항공기가 비행 중 벼락을 맞아 전기장치가 고장나면서 대서양에 떨어졌다는 주장이 눈길을 끈다. 에어프랑스 측은 사고 비행기가 강력한 난기류를 맞아 전기장치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를 10여차례 자동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벼락에 의한 추락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

그러나 각종 최첨단 장비로 무장한 최신 항공기가 벼락으로 무력화됐다는 것은 의문이라는 주장도 적지 않다. 항공기가 비행 중 벼락을 맞는 것은 일상적인 일로,벼락으로 모든 전기장치가 완전히 고장나더라도 여객기는 계속 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에선 지난 40년간 벼락으로 인한 추락 사고는 단 한 건도 없었다.

항공기가 운항 불능 수준의 갑작스런 기상악화로 비행에 실패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기상학자들은 사고가 적도 부근의 열대수렴대 인근에서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사고 지역은 남북방향 무역풍이 마주치는 곳으로 특히 벼락과 폭풍이 심하고 강한 난기류와 테니스공보다 큰 우박으로 악명이 높다. 프랑스어로는 '검은 가마솥'이라는 뜻의 '포 오 누아(pot au noir)'라고도 불리기도 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항공기가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이 기상이변으로 항공기 실종이 빈번했던 '버뮤다 삼각지대'와 비슷한 무역풍 지대인 점으로 볼 때 기상악화로 인한 추락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밖에 베테랑 조종사가 구조신호조차 보내지 못하고 사고가 났다는 점을 감안할 때 테러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 여객기에는 한국인 1명이 탑승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탑승한 한국인은 선박회사 장금상선 베트남 지사장인 구학림씨(39 · 남)로 프랑스와 브라질,베트남 등지를 오가며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욱/장창민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