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1일 미국산 방향성 전기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개시했다. 중국과 미국이 철강제품을 놓고 반덤핑 카드로 정면 충돌하는 양상이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향후 1년간 미국 및 러시아산 방향성 전기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미국산 방향성 전기강판에 대해서는 반보조금 조사도 병행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유전개발용 중국산 강관에 대해 최고 99%까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반덤핑 조사를 개시하도록 결정한 데 이은 것으로 중국과 미국 간 철강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문가들을 인용,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의 방중 기간에 나온 이번 조치는 정치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고 지적했다. 보복 성격이 있다는 얘기다. 미 ITC는 2일 중국산 타이어가 미국 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청문회를 여는 등 중국산 제품에 대한 무역 공세를 부쩍 강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미국산 방향성 전기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 개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중국으로 이 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포스코에는 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중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과 러시아의 방향성 강판 대중 수출은 각각 525.1%,42.5% 증가한 2억6910만달러와 3억5377만달러에 이른다. 한국은 45.8% 늘어난 3억6785만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2006년 1월 이후 처음으로 4월 철강 무역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수입 철강에 대한 반덤핑 조사 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어서 한국의 대중 철강 수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