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끝나지 않은 톈안먼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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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
중국 베이징 거리에는 '상팡런(上訪人)'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 저마다 억울한 사정을 가지고 정부에 하소연하기 위해 지방서 올라온 사람들이다. 소송을 할 돈도 없고,뒤를 봐줄 '빽'도 없는 가난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높은 분들을 알현하기는커녕 그들의 사정을 받아줄 곳도 마땅치 않은 현실에도 언젠가 억울한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몇 년 동안 고향에 돌아가지 않는 딱한 사람들이기도 하다. 중국 인권에 높은 관심을 보이던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달 방중했을 때 갑자기 몰려들어 시위를 벌이던 이들이 바로 이 상팡런이다. 당시 이들의 손에는 저마다 사정이 적힌 종이쪽지가 들려있었다.
중국에서 상팡런의 존재는 20년 전에 발생했던 6 · 4 톈안먼 사태가 아직까지 끝나지 않았음을 뜻한다. 톈안먼 사태는 관리들의 고질적인 부정부패에 대한 젊은 대학생들의 항거에서 비롯됐다. 억울한 사정이 있어도 권력에 의해 뭉개지는 현실에 대한 분노가 톈안먼 사건이 일어난 도화선이었다. 20년이 흐른 지금도 중국 언론에 관리들의 부정부패 기사가 매일 등장하고,상팡런들이 사라지지 않는 것을 보면 톈안먼 사태는 미완의 의거였던 게 분명해 보인다.
문제는 중국 정부의 대응방식이다. 중국 정부는 인터넷 사이트에 대한 대대적인 검열을 벌이고,언론에 '6'과 '4'라는 숫자가 들어간 기사도 쓰지 못하도록 한 데 이어 해외 사이트 접속도 차단했다. 운동가들을 구금 혹은 연행하고,톈안먼 사태 유족들에 대해선 일반 대중과의 접촉을 차단시켰다. 정보를 국가가 독점함으로써 국민들로 하여금 집단적 침묵과 망각에 빠지도록 유도하고 있다.
반면 뜬금없이 신장위구르자치주의 경제적 발전이 거의 전 중국 언론에 실리기 시작했다. 오는 10월로 중화인민공화국 창건 60주년이 되는 만큼 또다른 사회불안 요소인 신장지역에 대해 '여론관리'를 시작한 셈이다.
14억명의 인구와 중국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인 지금의 중국 땅을 통치하려면 국론의 통일이 중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보 유통을 차단하는 방식의 국론통일은 위험하다. 오류의 수정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다. 톈안먼 사태 20주년을 맞이한 4일 중국이 매우 강하면서도 굉장히 위태로워 보이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중국 베이징 거리에는 '상팡런(上訪人)'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 저마다 억울한 사정을 가지고 정부에 하소연하기 위해 지방서 올라온 사람들이다. 소송을 할 돈도 없고,뒤를 봐줄 '빽'도 없는 가난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높은 분들을 알현하기는커녕 그들의 사정을 받아줄 곳도 마땅치 않은 현실에도 언젠가 억울한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몇 년 동안 고향에 돌아가지 않는 딱한 사람들이기도 하다. 중국 인권에 높은 관심을 보이던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달 방중했을 때 갑자기 몰려들어 시위를 벌이던 이들이 바로 이 상팡런이다. 당시 이들의 손에는 저마다 사정이 적힌 종이쪽지가 들려있었다.
중국에서 상팡런의 존재는 20년 전에 발생했던 6 · 4 톈안먼 사태가 아직까지 끝나지 않았음을 뜻한다. 톈안먼 사태는 관리들의 고질적인 부정부패에 대한 젊은 대학생들의 항거에서 비롯됐다. 억울한 사정이 있어도 권력에 의해 뭉개지는 현실에 대한 분노가 톈안먼 사건이 일어난 도화선이었다. 20년이 흐른 지금도 중국 언론에 관리들의 부정부패 기사가 매일 등장하고,상팡런들이 사라지지 않는 것을 보면 톈안먼 사태는 미완의 의거였던 게 분명해 보인다.
문제는 중국 정부의 대응방식이다. 중국 정부는 인터넷 사이트에 대한 대대적인 검열을 벌이고,언론에 '6'과 '4'라는 숫자가 들어간 기사도 쓰지 못하도록 한 데 이어 해외 사이트 접속도 차단했다. 운동가들을 구금 혹은 연행하고,톈안먼 사태 유족들에 대해선 일반 대중과의 접촉을 차단시켰다. 정보를 국가가 독점함으로써 국민들로 하여금 집단적 침묵과 망각에 빠지도록 유도하고 있다.
반면 뜬금없이 신장위구르자치주의 경제적 발전이 거의 전 중국 언론에 실리기 시작했다. 오는 10월로 중화인민공화국 창건 60주년이 되는 만큼 또다른 사회불안 요소인 신장지역에 대해 '여론관리'를 시작한 셈이다.
14억명의 인구와 중국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인 지금의 중국 땅을 통치하려면 국론의 통일이 중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보 유통을 차단하는 방식의 국론통일은 위험하다. 오류의 수정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다. 톈안먼 사태 20주년을 맞이한 4일 중국이 매우 강하면서도 굉장히 위태로워 보이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