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계열사들은 최근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어떡하든 고객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강력한 의지에서다. LG 관계자는 "각각의 기업이 가진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계열사들의 제휴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지난 2월 MS(마이크로소프트)와 스마트폰 공동개발 계약을 맺었다.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도에서다. LG전자는 MS가 개발한 스마트폰 운영체제 '윈도 모바일'을 적용,고객들에게 PC처럼 친숙한 사용환경을 제공하는 스마트폰 50여종을 2012년까지 선보일 계획이다.

MID(모바일 인터넷 디바이스) 개발을 위한 LG전자의 파트너는 인텔이다. MID는 4~5인치 크기의 화면을 갖춘 모바일 인터넷 기기다. 인터넷 검색,문서작성,동영상 재생 등이 가능하다. 휴대가 간편하지만 화면이 작은 스마트폰,기능이 뛰어난 대신 무게가 무거운 넷북 등 기존 기기들의 문제점을 모두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전자는 인텔사의 CPU를 기반으로 한 MID를 내년쯤 내놓을 예정이다.

LG하우시스는 지난 3월 일본 토스템사와 제휴를 맺고 알루미늄 창호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PVC(폴리염화비닐) 창호 부문의 기술력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지만 알루미늄 창호 부문의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이다. 알루미늄 창호는 고층건물에 주로 쓰인다. 회사 관계자는 "합작법인을 통해 알루미늄 창호 분야에서 2012년에 2000억원의 매출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LG CNS는 최근 일본 신도리코와 종이문서를 디지털 복합기를 이용해 전자문서로 변환한 후 공인 전자문서보관소에 자동으로 저장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시스템 구축 비용은 무료이며 월 단위로 시스템을 사용한 만큼만 비용을 내면 된다. 이 방식을 사용하면 기업들은 종이 문서의 유통과 보관에 투입하는 비용을 10% 이상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전자문서 변환 시스템은 콜센터 등 종이문서를 일일이 확인하며 신속하게 고객을 응대해야 하는 기관에서 특히 유용하다"며 "자체 조사 결과 콜센터들의 상담업무 처리시간이 평균 50%가량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LG CNS 아치스톤 컨설팅,델파이 그룹 등 글로벌 컨설팅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LG CNS의 IT 컨설팅과 제휴사들의 일반 컨설팅을 묶어 '패키지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핵심부품과 장비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LCD(액정표시장치) 생산에 필요한 장비와 부품의 안정적인 조달과 기술력 향상을 꾀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LCD 장비 중 하나인 스퍼터를 만드는 업체인 아바코 지분 19.9%를 인수하고 본사 기술 담당 임원을 아바코로 파견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국산 스퍼터 장비가 외국산에 비해 품질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협력업체와 공동으로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LCD용 반도체 회로(타이밍 컨트롤러) 전문 회사인 티엘아이와도 같은 형태의 제휴를 맺고 있다. 이 회사의 지분 13%를 매입하고 영상회로 부문 임원을 이사로 파견했다.

외국 업체들과 기술 제휴를 맺은 사례도 다양하다. 올해 초에는 미국 LED(발광다이오드)칩 제조업체인 크리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LED를 광원(光源)으로 사용하는 노트북용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사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서다. 크리는 LED 칩과 관련된 원천기술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업체로 일본 니치아와 도요다고세이,독일 오스람,미국 루미레즈와 함께 세계 5대 LED 칩 회사로 꼽힌다. 두 회사는 향후 공동으로 LED를 활용한 차세대 노트북 패널을 만드는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은 한방 재료를 활용한 화장품과 생활용품을 만들기 위해 관련 연구 기관들과의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한국한의학연구원과 '기술이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의학연구원의 연구성과를 LG생활건강을 통해 신속하게 상용화하겠다는 게 협약의 내용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에도 충북 음성군 소이면 농촌진흥청 인삼약초 연구소와 '화장품 원료 연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었다. 회사 관계자는 "'후','수려한','숨' 등의 화장품 브랜드들이 한방 재료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한방 화장품의 효능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역량을 갖춘 연구기관를 추가로 파트너로 영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