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만으로는 주택가격 상승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손종칠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 과장은 3일 '실물 · 금융변수와 주택가격 간 동태적 상관관계 분석'이란 보고서를 통해 2000년대 들어 콜금리가 주택가격에 미친 영향은 미약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반면 주택가격은 국민소득 소비지출 주거용 건설투자 물가 등 실물경제와 가계대출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고 진단했다.

실제 주택가격에 미친 영향도를 보면 콜금리 변경이 0.5%포인트에 불과한 데 비해 국민소득 물가 등 실물경제 변수는 최고 1.5%포인트에 이르러 실물경제 변수의 영향력이 금리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가계대출의 증감에 따른 주택가격 영향도는 0.6%포인트로 콜금리보다 높았다.

손 과장은 콜금리와 주택가격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도 있어 통계적으로 유의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이 정책금리인 콜금리를 올리는 와중에도 주택가격이 상당기간 상승세를 이어가기도 했다는 얘기다. 특히 "2005년 이후의 주택가격 변동을 예측하는 데 있어선 콜금리보다 가계대출이 보다 유용한 변수"라고 밝혔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향후 한은의 통화신용정책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실증분석 결과 금리를 높여도 다른 요인 때문에 주택가격 상승을 막지 못한다면 경제 회생을 포기하고 금리를 인상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손 과장은 "앞으로 부동산 가격의 안정을 위해선 일관성 있는 거시경제정책을 통해 실물경제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부동산 부문으로 자금이 과도하게 유입되지 않도록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