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3일 미 하원 예산위원회 증언에 앞서 "미국 경제가 올해 말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버냉키 의장은 "주택 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신호를 보여주고 있다"며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들도 경기 침체 폭이 완만해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덧붙였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관련해선 "미국 경제에 큰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라며 "경기회복 속도가 현재처럼 느린 상황에선 인플레이션 역시 낮은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미 정부의 막대한 재정적자에 대해선 우려감을 표시했다. 버냉키 의장은 "정부가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무한정으로 돈을 빌릴 순 없다"며 "재정 안정을 꾀하지 않으면 금융시장 안정과 건전한 경제 성장 모두 불가능해진다"고 경고했다. 올해 미 재정적자는 1조8500억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13%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4550억달러의 4배 수준이다.

그는 또 신용경색과 실업 증가가 소비위축으로 이어져 미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했다.

한편 미 상무부는 4월 제조업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공장주문 실적이 전월대비 0.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0.9%를 밑도는 수준으로 3월 실적이 잠정치인 -0.9%에서 -1.9%로 하향조정된 데 따른 기술적 반등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 공급관리자협회(ISM)가 이날 발표한 5월 서비스업 지수는 44로 전달(43.7)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경기 회복의 기준선인 50에는 여전히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 미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비스 업황이 크게 호전되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날 다우지수는 예상보다 부진한 경제지표가 발표되면서 개장 직후 하락세로 출발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