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현 스님이 재래시장에 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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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역촌중앙시장에 불당…"상인들과의 대화속에 법문 있어"
"요 아래 그릇가게 사장님은 제가 자리에 없을 때 온 편지나 소포를 잘 받아 주시고,건너편 떡집 사장님과 부동산(중개업소) 사장님은 제 기도 · 염불 소리가 좋다며 아예 불자가 되셨죠.한번은 교회에 다니시는 사장님이 '스님' 하고 부르기에 돌아보니 '스님이 오신 뒤로 느낌이 참 좋아요' 하시는 거예요. 정육점 사장님은 찬불가 소리가 좋다고 하시고…."
서울 은평구 갈현동 역촌중앙시장의 상가 건물에 4년 전 문을 연 열린선원 원장 법현 스님(51 · 사진)은 "시장통에서 4년을 살다 보니 종교와 관계 없이 시장 상인들과 두루 친하게 됐다"며 미소 짓는다.
6일 오후 3시 개원 4주년 특별 법회를 여는 열린선원의 현재 신도 수는 300여가구.평소 상가와 주변 지역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세상 사는 이야기를 통해 불교를 알려 온 결과다.
"신도 수보다 중요한 건 제가 만나는 분들이 불교의 교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생활 속에서 그렇게 살도록 하는 겁니다. 시장통에서 상인들과 자주 만나 대화하고 생각을 나눠 보니 너무 좋아요. 고담준론(高談峻論)은 아니지만 일상의 대화 속에 법문이 있고,삶의 지혜가 있거든요. "
2001년부터 '열린절'이라는 인터넷 카페를 운영해 온 법현 스님이 날로 쇠락하는 재래시장 안에 선원을 연다고 하자 주변에선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그를 아끼는 서울 진관외동 삼천사 주지 성운 스님조차 "혹시 운영이 어렵더라도 밤중에 부처님 업고 도망 가지 말라"고 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법현 스님은 '붓다의 가르침을 제대로 알고 실천하는 도량'을 표방하며 다양한 노력을 전개했다. 4개월 과정의 열린불교아카데미를 통한 200여명의 수료생 배출,재래시장 활성화 기원법회,명절차례 시연법회,이웃종교 이해를 위한 프로그램,거리 포교,템플 스테이,일요 가족법회 등도 그런 노력들이다.
"불교 의례와 기도문 등을 한글로 바꾸고 뜻을 풀이해 주니 정말 좋아해요. 민중과 동떨어진 불교의 의식과 교학,수행을 좀 더 민중과 가깝게 해야 합니다. 단지 스님의 법문이라는 이유보다 법문의 내용이 감동을 주기 때문에 좋아하도록 해야죠."
태고종 총무부장과 교류협력실장을 지내고 현재 중앙종회의원,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종교 간 대화위원을 맡고 있는 그는 종교 간 대화와 소통도 강조한다. 불교가 각박한 현대 사회의 여러 문제를 치유할 수 있는 종교이긴 하지만 그 일을 불교만이 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것.법현 스님은 "열린선원을 다양한 불교,다양한 종교,다양한 삶을 배우는 도량으로 가꾸고 싶다"며 "진정한 소통과 통합을 위해서는 편 가르기를 지양하고 나부터 솔선해 마음을 열어 화해를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02)386-4755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서울 은평구 갈현동 역촌중앙시장의 상가 건물에 4년 전 문을 연 열린선원 원장 법현 스님(51 · 사진)은 "시장통에서 4년을 살다 보니 종교와 관계 없이 시장 상인들과 두루 친하게 됐다"며 미소 짓는다.
6일 오후 3시 개원 4주년 특별 법회를 여는 열린선원의 현재 신도 수는 300여가구.평소 상가와 주변 지역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세상 사는 이야기를 통해 불교를 알려 온 결과다.
"신도 수보다 중요한 건 제가 만나는 분들이 불교의 교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생활 속에서 그렇게 살도록 하는 겁니다. 시장통에서 상인들과 자주 만나 대화하고 생각을 나눠 보니 너무 좋아요. 고담준론(高談峻論)은 아니지만 일상의 대화 속에 법문이 있고,삶의 지혜가 있거든요. "
2001년부터 '열린절'이라는 인터넷 카페를 운영해 온 법현 스님이 날로 쇠락하는 재래시장 안에 선원을 연다고 하자 주변에선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그를 아끼는 서울 진관외동 삼천사 주지 성운 스님조차 "혹시 운영이 어렵더라도 밤중에 부처님 업고 도망 가지 말라"고 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법현 스님은 '붓다의 가르침을 제대로 알고 실천하는 도량'을 표방하며 다양한 노력을 전개했다. 4개월 과정의 열린불교아카데미를 통한 200여명의 수료생 배출,재래시장 활성화 기원법회,명절차례 시연법회,이웃종교 이해를 위한 프로그램,거리 포교,템플 스테이,일요 가족법회 등도 그런 노력들이다.
"불교 의례와 기도문 등을 한글로 바꾸고 뜻을 풀이해 주니 정말 좋아해요. 민중과 동떨어진 불교의 의식과 교학,수행을 좀 더 민중과 가깝게 해야 합니다. 단지 스님의 법문이라는 이유보다 법문의 내용이 감동을 주기 때문에 좋아하도록 해야죠."
태고종 총무부장과 교류협력실장을 지내고 현재 중앙종회의원,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종교 간 대화위원을 맡고 있는 그는 종교 간 대화와 소통도 강조한다. 불교가 각박한 현대 사회의 여러 문제를 치유할 수 있는 종교이긴 하지만 그 일을 불교만이 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것.법현 스님은 "열린선원을 다양한 불교,다양한 종교,다양한 삶을 배우는 도량으로 가꾸고 싶다"며 "진정한 소통과 통합을 위해서는 편 가르기를 지양하고 나부터 솔선해 마음을 열어 화해를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02)386-4755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