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업체 면접을 앞두고 있는데 얼굴에 주근깨가 있어 장난기가 많고 어려 보인다는 얘길 자주 들어요. "(경운대 경호학과 4학년 구혜미씨)

"길게 풀어 헤친 머리보단 단정하게 뒤로 묶고 옆머리만 살짝 내려주면 자신감 있고 당당한 모습을 연출할 수 있어요. "(한국여성경영자총회 이승이 강사)

경북 구미의 경운대학교가 운영하고 있는 '잡카페(Job-Cafe)'에서는 지난달 21일 '여대생 이미지스쿨'이 열렸다.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여대생만을 위한 이미지 메이킹을 실습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여대생들은 화장부터 앉는 자세까지 자신만의 인상을 깊게 심어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집중적인 교육을 받았다. 취업업정보센터 김태선 소장(디지털전자공학과 교수)은 "여성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자신감과 함께 면접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경운대는 대구 · 경북지역에 기반을 둔 1000여개 기업과 '가족회사 협약'을 맺고 있다. 멀티미디어학부가 33개 업체,건축학부는 30개 업체,안경광학과는 40개 업체의 '가족회사'가 있다. 경운대는 각 전공과 연계된 '가족회사'들이 요청해 오면 교육과정 개편,공동연구개발 · 기술이전 등을 협력하고 있다. 취업과 연결도 잘 돼 대학과 기업이 가족처럼 친밀하게 지낸다.

경운대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모바일학과와 디지털전자학과 등 정보기술(IT) 계열 중심으로 3,4학년 학생들을 여름방학을 이용,구미시 중소기업에 연수생으로 보내 3주간 현장에서 관련 업무를 익히게 하고 있다. 학생들이 원하면 그 회사에 바로 취업도 가능하다.

모바일 특성화 대학인 경운대는 3학년 이상 학생 80명을 대상으로 방학 중 한 달간 하루 8시간씩 차세대 이동통신 등 모바일 관련 고급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는 삼성전자 등 28개 모바일 업체가 참여하며 전액 무료로 진행된다. 졸업생들은 별도의 교육 없이 회사 입사 후 곧바로 실무에 투입될 정도다.

이밖에 특성화 프로젝트 연구 및 공동제작 등을 통해 취업능력을 향상시키는 '분야별 전공모임연구반'도 활성화돼 있다. 디지털전자과는 2001년 학과전공 동아리 ET(일렉트로닉 테크놀로지)를 결성하고 마이크로프로세스 등을 중심으로 로봇 시스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KAIST 주최로 오는 9월 열리는 SOC로봇대회참가를 위해 '6족로봇'을 만들고 있는 윤중철씨(디지털전자과 4학년)는 "동아리 활동이 취업 포트폴리오에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경운대는 지난해 취업률 85%를 달성했다. 경호학부,안경광학과,사회체육학부는 취업률 100%로 전원이 전공과 관련된 일자리를 잡았다. 경찰행정학부의 경우 중 · 고교에서나 볼 수 있는 '0교시 수업'과 '방과후 수업'이 진행된다.

한태천 학과장 등 교수들은 개인 시간을 아껴가며 일주일에 4차례에 걸쳐 오전 8시부터 영어 등 각종 특강을 실시한다. 정규 수업이 끝난 오후 5시30분부터 방과후수업도 이뤄진다. 경찰행정학부는 2002년 1회 졸업생을 배출한 이래 지금까지 110명의 경찰을 배출했다.

김향자 경운대 총장은 "공연히 학교 규모만 더 키워 속 빈 강정으로 만들고 싶지 않다"며 "신입생들의 입시보다 졸업생들의 취업에 더욱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