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트비아 국채발행 실패…동유럽 금융위기 또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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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물린 스웨덴 은행 주가 급락
동유럽 발트 3국 중 하나인 라트비아가 국채 발행에 실패하면서 동유럽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라트비아는 3일 5000만라트(약 1억70만달러) 규모의 단기 국채 발행 입찰에 실패했다. 응찰자가 한 곳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동유럽 국가들의 통화가치가 동반 폭락하고 이들 나라에 투자를 많이 한 스웨덴 은행들의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등 금융 시장이 크게 출렁거렸다.
라트비아가 국채 발행에 실패한 것은 심각한 경제 상황으로 인해 조만간 통화가치 절하가 단행될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라트비아의 올 성장률은 -18%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1분기에도 -18%의 역성장을 보였다. 라트비아 정부가 수출을 늘리기 위해 현재 유로화에 연동(페그)돼 있는 라트화 가치를 떨어뜨릴 경우 라트화 표시 국채 투자자들은 앉은 자리에서 손실을 입게 된다. 또 유로화 등 해외 통화로 돈을 차입한 라트비아 정부나 기업,소비자들의 부담이 늘어난다. 못 갚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얘기다. 라트비아의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채무(12개월 이내 만기) 비율은 250%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라트비아를 비롯한 발트 3국에 대출금이 많이 물려 있는 스웨덴 은행들의 주가가 급락했다. 스웨드뱅크와 SEB의 주가는 이날 각각 15.9%와 11% 폭락했다. 이 두 은행은 전체 대출 자산에서 발트 3국 비중이 각각 12%와 16%를 차지한다. 라트비아의 국채 발행 실패 소식에 다른 동유럽 국가들의 통화가치도 급락했다. 헝가리 포린트화는 유로화에 대해 1.97%,달러화에 대해선 2.85% 급락했다. 또 폴란드 즈워티화는 유로화에 대해 0.75%,달러화에 대해 1.56% 떨어졌다. 체코 코루나도 유로화 대비 0.25%,달러에 대해 1% 하락했다.
발디스 돔브로프스키스 라트비아 총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통화 절하 질문에 대해선 답을 회피하면서 "다음 주 초까지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이 지원하기로 한 75억유로(107억달러) 가운데 2차분 지급에 대한 신속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라트비아는 지난해 12월 IMF와 EU로부터 75억유로의 구제금융 지원을 약속받았다. 지원 조건엔 올해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5% 이내로 유지하도록 돼 있지만 라트비아 정부는 이 비율이 9.2%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라트비아는 3일 5000만라트(약 1억70만달러) 규모의 단기 국채 발행 입찰에 실패했다. 응찰자가 한 곳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동유럽 국가들의 통화가치가 동반 폭락하고 이들 나라에 투자를 많이 한 스웨덴 은행들의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등 금융 시장이 크게 출렁거렸다.
라트비아가 국채 발행에 실패한 것은 심각한 경제 상황으로 인해 조만간 통화가치 절하가 단행될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라트비아의 올 성장률은 -18%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1분기에도 -18%의 역성장을 보였다. 라트비아 정부가 수출을 늘리기 위해 현재 유로화에 연동(페그)돼 있는 라트화 가치를 떨어뜨릴 경우 라트화 표시 국채 투자자들은 앉은 자리에서 손실을 입게 된다. 또 유로화 등 해외 통화로 돈을 차입한 라트비아 정부나 기업,소비자들의 부담이 늘어난다. 못 갚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얘기다. 라트비아의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채무(12개월 이내 만기) 비율은 250%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라트비아를 비롯한 발트 3국에 대출금이 많이 물려 있는 스웨덴 은행들의 주가가 급락했다. 스웨드뱅크와 SEB의 주가는 이날 각각 15.9%와 11% 폭락했다. 이 두 은행은 전체 대출 자산에서 발트 3국 비중이 각각 12%와 16%를 차지한다. 라트비아의 국채 발행 실패 소식에 다른 동유럽 국가들의 통화가치도 급락했다. 헝가리 포린트화는 유로화에 대해 1.97%,달러화에 대해선 2.85% 급락했다. 또 폴란드 즈워티화는 유로화에 대해 0.75%,달러화에 대해 1.56% 떨어졌다. 체코 코루나도 유로화 대비 0.25%,달러에 대해 1% 하락했다.
발디스 돔브로프스키스 라트비아 총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통화 절하 질문에 대해선 답을 회피하면서 "다음 주 초까지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이 지원하기로 한 75억유로(107억달러) 가운데 2차분 지급에 대한 신속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라트비아는 지난해 12월 IMF와 EU로부터 75억유로의 구제금융 지원을 약속받았다. 지원 조건엔 올해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5% 이내로 유지하도록 돼 있지만 라트비아 정부는 이 비율이 9.2%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