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금감원發 낙하산 계속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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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 경제부 기자 realist@hankyung.com
"업계가 원한다. "
매년 금융사 주주총회 시즌인 5~6월이면 금융회사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낙하산 인사'가 논란이다. 금융회사 감사를 금감원 간부들이 차지하는 오래된 관행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럴 때마다 금감원의 공식 답변은 '수요자가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업계에 확인해 보니 사실은 사실이다. 지난달 금감원의 첫 검사를 받은 대형 보험독립대리점(GA) A사는 최근 금감원 출신의 한 보험사 전 경영진을 경영고문으로 영입했다. 금감원에서 중견 간부로 요직을 두루 거친 사람이다. 한 중소형 보험사도 감사로 '금감원 분'을 모시려 했다. 제시한 연봉이 적었던 탓인지 영입에 실패했지만 노력은 많이 했다. 또 다른 중소형사의 경우 3년 전 금감원 국장 출신을 감사로 모시려 했으나 지원자가 없자 '연임'을 약속하며 부국장 출신 인사를 받았다. 물론 약속대로 올해 연임이 됐다.
이렇듯 업계가 '간절히' 원하다 보니 올해도 증권사와 보험사,지방은행 등 10여곳이 금감원 퇴직 간부를 감사로 새로 선임했다. 한 금융사 사장은 사석에서 "몇억원씩 연봉을 주면서 금감원 분을 모시려는 이유는 뻔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매년 감사를 받아야 하는 '약자'의 입장에서 어쩔 수 없다는 투였다. 감사인력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관계'를 의식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실제 웬만한 금융회사의 감사는 금감원 출신 일색이다. 감사원이 야금야금 자리를 뺏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금감원 천하다.
지난해 초 새 정부가 출범하자 금감원은 신임 부원장보 6명 중 3명을 외부 인사로 채웠다. 컨설팅을 받아 조직을 축소하고 변화혁신팀을 만드는 등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김종창 금감원장은 당시 "금감원의 변혁을 촉구하고 기대하는 외부의 요구 및 질타가 계속 이어졌다"며 "우리에겐 한 번의 큰 수술이 필요하다"고 혁신 의지를 강조했다. 그러나 부정적 인식의 상당부분이 낙하산 관행에 기인하지만 정작 이 부분에선 금감원은 바뀔 생각이 없어 보였다. 오히려 공직자윤리법을 고쳐 더 쉽게 외부 자리로 나가려고 시도한다.
금감원이 진정으로 시장 신뢰를 회복하고 외부 이미지를 혁신하려면 대답은 간단하다. 시장과 결탁할 수 있는 여지를 없애고 깨끗하고 투명하게 본업인 검사 · 감독에 열중하면 된다.
매년 금융사 주주총회 시즌인 5~6월이면 금융회사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낙하산 인사'가 논란이다. 금융회사 감사를 금감원 간부들이 차지하는 오래된 관행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럴 때마다 금감원의 공식 답변은 '수요자가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업계에 확인해 보니 사실은 사실이다. 지난달 금감원의 첫 검사를 받은 대형 보험독립대리점(GA) A사는 최근 금감원 출신의 한 보험사 전 경영진을 경영고문으로 영입했다. 금감원에서 중견 간부로 요직을 두루 거친 사람이다. 한 중소형 보험사도 감사로 '금감원 분'을 모시려 했다. 제시한 연봉이 적었던 탓인지 영입에 실패했지만 노력은 많이 했다. 또 다른 중소형사의 경우 3년 전 금감원 국장 출신을 감사로 모시려 했으나 지원자가 없자 '연임'을 약속하며 부국장 출신 인사를 받았다. 물론 약속대로 올해 연임이 됐다.
이렇듯 업계가 '간절히' 원하다 보니 올해도 증권사와 보험사,지방은행 등 10여곳이 금감원 퇴직 간부를 감사로 새로 선임했다. 한 금융사 사장은 사석에서 "몇억원씩 연봉을 주면서 금감원 분을 모시려는 이유는 뻔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매년 감사를 받아야 하는 '약자'의 입장에서 어쩔 수 없다는 투였다. 감사인력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관계'를 의식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실제 웬만한 금융회사의 감사는 금감원 출신 일색이다. 감사원이 야금야금 자리를 뺏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금감원 천하다.
지난해 초 새 정부가 출범하자 금감원은 신임 부원장보 6명 중 3명을 외부 인사로 채웠다. 컨설팅을 받아 조직을 축소하고 변화혁신팀을 만드는 등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김종창 금감원장은 당시 "금감원의 변혁을 촉구하고 기대하는 외부의 요구 및 질타가 계속 이어졌다"며 "우리에겐 한 번의 큰 수술이 필요하다"고 혁신 의지를 강조했다. 그러나 부정적 인식의 상당부분이 낙하산 관행에 기인하지만 정작 이 부분에선 금감원은 바뀔 생각이 없어 보였다. 오히려 공직자윤리법을 고쳐 더 쉽게 외부 자리로 나가려고 시도한다.
금감원이 진정으로 시장 신뢰를 회복하고 외부 이미지를 혁신하려면 대답은 간단하다. 시장과 결탁할 수 있는 여지를 없애고 깨끗하고 투명하게 본업인 검사 · 감독에 열중하면 된다.